2일 실시된 아일랜드 2차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 리스본조약 비준동의안이 마침내 승인되면서 세간의 관심은 리스본조약이 언제 발효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EU는 애초 리스본조약에 서명, 각 회원국 비준 절차에 들어가면서 올 1월 발효를 목표했다. 그러나 작년 6월 아일랜드 1차 국민투표에서 비준동의안 부결로 불가피하게 지연됐고 2차 국민투표가 예정되면서 내년 1월 발효를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다.
마지막 회원국의 비준서가 기탁된 달의 다음 달 첫째 날에 발효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오는 12월 중에만 아일랜드와 폴란드, 체코가 비준을 마무리하면 내년 1월1일 발효에는 문제가 없다.
아일랜드 2차 국민투표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한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아일랜드에서 비준동의안이 승인됨으로써 조속한 시일 내에 비준안에 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폴란드까지 비준 절차를 마무리하면 27개 회원국 가운데 체코만 남게 되는데 마지막 '관문' 체코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
체코에서는 지난 2월 하원, 5월 상원에서 각각 리스본조약 비준동의안이 승인되면서 바츨라프 클라우스 대통령이 비준안에 서명하는 절차만 남겨놓았으나 지난달 말 예상치 못한 상황이 돌출했다.
9월29일 17명의 상원의원이 리스본조약에 대해 위헌심사를 청구함에 따라 비준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유럽통합 회의론자인 클라우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판결이 있을 때까지 비준안에 서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체코에서는 이전에도 리스본조약에 대한 위헌심사 청구가 있었는데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있기까지 약 6개월이 소요됐던 점을 감안하면 리스본조약의 내년 1월 발효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비록 예전 판례가 있어서 이번 위헌심사 청구 건은 신속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12월 초까지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헌법재판소가 "헌법 합치" 판결을 내리더라도 클라우스 대통령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비준안 서명을 지연할 개연성도 없지 않아 '체코 걸림돌'을 뛰어넘어야 하는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체코 변수로 말미암아 내년 1월 리스본조약 발효가 무산될 경우 신설되는 정상회의 상임의장, 외교ㆍ안보정책 고위대표 인선과 집행위원단 구성 등 문제가 연쇄적으로 어긋나는, 심각한 소동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오는 29~30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는 아일랜드 비준동의안 가결을 계기로 나머지 회원국들이 체코에 대해 전방위로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뤼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