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물원의 인기스타 바다사자 '방울이'가 지난 여름부터 갑작스런 돌출행동을 보여 동물원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25일 서울동물원에 따르면 재치있는 공연으로 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해온 올해 만 20살의 방울이는 올 여름부터 조련사의 지시도 무시한 채 돌출행동을 보이고 있다.
방울이가 공연할 때 집중 못하는 일이 잦아지고 때때로 먹이까지 거부하자 동물원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관객과 함께하는 공연 프로그램을 모두 취소한 상태다.
방울이의 이런 모습에 누구보다 안타까워하는 것은 방울이와 5년 가까이 동고동락해온 조련사 박창희씨.
박 조련사는 방울이가 힘들었던 시절에 어미처럼 애정을 갖고 돌봐준 사람이다.
방울이는 1989년 서울동물원에서 태어났지만 다른 바다사자들과 잘어울리지못해 1995년 제주도의 한 동물원으로 떠났다가 2002년 다시 서울대공원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다른 돌고래나 물개들처럼 공연에 숙련되지 않았던 방울이는 이후 2년여 간 해양관 뒤켠 전시실에서 쓸쓸히 지내야 했다.
하루 종일 좁은 내실에서 운동부족과 비만으로 고생하던 방울이를 안쓰럽게 여긴 박 조련사는 방울이를 야외 방사장으로 데리고 나가 햇볕을 쬐게 하며 운동을 시켰다.
항상 등을 다독거리고 자주 안아준 박 조련사의 보살핌에 방울이도 마음을 열고 훈련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2005년 7월부터는 공연에 참여하게 됐다.
몸무게가 210㎏이나 되는 거구에도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귀여움으로 인해 이내 동물원의 인기스타가 됐다.
최근 방울이의 이상행동에 대해 동물원은 건강에는 특별한 이상 징후가 없어 노환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바다사자의 수명은 평균 20~25년으로 방울이는 사람으로 치면 환갑을 훨씬 넘긴 나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동물원은 조용히 방울이의 은퇴식을 치러주고 신붓감을 찾아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 조련사는 "공연을 중단하면 방울이 건강이 더 안 좋아질 수 있어 걱정"이라며 "관람객 안전을 위해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은 지양하되 방울이에게 적합한 공연겸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