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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로또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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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판매된 로또 총액이 모두 7조3천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전국에 있는 로또 판매점은 6천 8백곳으로 늘었고요. 단기간에 이렇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로또에 대한 얘깃거리가 적지 않은데요. 오늘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당첨조작 의혹과 관련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감사원에서 최근 로또 당첨조작 의혹에 대한 최종 감사결과를 내놨기 때문입니다.

당첨 조작 의혹에 대한 로또 관련 기사를 쓰는 도중에 주변에서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로또 당첨금이 왜 적은 것이냐?" "어떻게 매주 4-6명의 당첨자가 꼬박 꼬박 나오냐?" "로또 공 갖고 장난 칠 수 있는 것 아니냐?"...

로또 당첨 확률 '8백만분의 1'

로또는 철저한 확률게임입니다. 로또 당첨 확률은 8백만분의 1 정도로 계산됩니다. 8백만 명 가운데 당첨자 1명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지요. 매주 판매되는 로또가 4천5백만장이니까, 확률적으로 보면 매주 5명이 넘는 당첨자가 나올 수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당첨자가 5명이 넘을 수도 있고, 아예 1등 당첨자가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또 확률대로 당첨자가 나오면 당첨금을 나눠 가져야 하기 때문에 당첨금이 적은 것이지요. 구매자가 많아지면 그 만큼 당첨금이 커질 수 있지만, 우리나라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당첨금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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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확률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내가 8백만 명 가운데 1명이 될 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심리 때문에 매주마다 로또 판매점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립니다. 수십억원의 당첨 가능성을 꿈꿀 수 있는 1천원 행복, 뭐 이런 것도 정신건강에 그다지 나쁠 건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기는 합니다.

데이터 불일치 현상, 왜?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요?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로또 당첨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처음으로 제기됐습니다. 우리나라에 로또가 처음 도입된 것은 지난 2002년 12월입니다. 국민은행이 복권 발매 수탁업무를 개시했고, 이어 지난 2007년 7월에 제2기 온라인 로또 복권 사업자가 선정됐습니다. 조작 의혹이 제기된 것은 2기 로또 복권 사업자의 시스템 운영과정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감사원은 전기통신분야 표준 제정과 시험·인증기관이자 시스템 검증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인력과 노하우를 보유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와 함께 기술적 검증을 실시했습니다. 검증 대상은 온라인 복권 발매와 관리 시스템을 구성하는 '메인 시스템-감사 시스템' 사이의 데이터가 불일치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감사원은 데이더 베이스의 조작 유무와 데이터 불일치가 발생하는 원인, 추첨 과정에서 당첨조작 가능성 등을 검증했다고 밝혔습니다.

나눔 로또의 중앙데이터센터에 가봤더니, 전국의 판매점에서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판매 관련 데이터 베이스가 여러 개의 파일로 나뉘어 저장돼 있었고, 메인 시스템과 감사 시스템, '백업' 시스템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데이터를 조작하려면 여러 개의 파일을 모두 위,변조해야 하지만, 철저하게 통제돼 있는 시스템에 접근해 메인과 감사, 백업 데이터를 한꺼번에 조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보였습니다. 나눔로또는 시스템간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메인 시스템은 스위스 제품으로 감사 시스템은 캐나다 제품으로 구매해 운용해 왔고, 처리 속도가 달라 데이터 불일치가 생긴 부분은 보완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그동안 의혹이 제기된 데이터 불일치 현상은 메인 시스템과 감사 시스템의 처리 속도 지연, 시스템 사이의 취소 인식 시점의 차이에 따른 것이지 당첨 조작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감사원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가 조작 의혹이 제기된 회차의 6개월치인 28개 검증 표본회차를 검증한 결과, 당첨 관련 데이터 베이스의 조작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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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 전 숫자 볼 '봉인'

또 그동안 의심할만한 특이 당첨자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감사원은 복권 시스템 운영 관련자와 특수관계인이 1등에 당첨됐는지, 당첨자 본인은 이름만 빌려줘 재산이 없는 사례는 없는지 점검해봤지만 당첨 조작 흔적은 없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생방송 추첨과정에서도 당첨 가능성 조작은 희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추첨 과정에서 당첨을 조작하기 위해서는 봉인된 추첨 볼 세트의 봉인을 해제해 특정 번호의 볼의 무게를 늘리고 추첨시 까지 조작 사실이 발견되지 않아야 하며, 실제로 추첨 과정에서 특정 번호의 볼이 추첨돼야 합니다. 그러나 추첨볼은 생방송 전에 모두 8개 세트가 준비되며, 일련변호를 매겨 특수하게 봉인합니다. 따라서 사전에 봉인을 해제하고 특정한 볼의 무게를 줄이거나 늘릴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또 방송 직전에 방청객과 경찰 참관 하에 모든 볼 세트의 무게를 측정하기 때문에 누군가 공을 바꾸거나 무게를 조작하면 사전에 인지할 수 있게 돼 있다고 감사원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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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온라인 복권에 사용되는 추첨기는 프랑스에서 제조한 제품명 '비너스' 추첨기로 공기 혼합방식입니다. 즉 강한 바람으로 볼을 섞어 무작위로 회전하는 추첨볼이 상단의 추출구로 들어가면 추출구의 잠금장치가 닫힌 후 당첨볼이 추첨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고 합니다.

로또 수익금 어디에 쓰나

마지막으로 로또 수익금의 운영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겠지요. 복권위원회는 관련 법규정에 따라 복권 수익금의 30%를 산림청 등 9개 기관에서 법정 배분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로또 공익사업비는 5천8백억원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감사원 감사 결과, 산림청에서 지원받은 복권기금 74억원을 지난 2004년부터 예금으로 보관하면서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제주시는 산림청으로부터 도시숲 조성사업 예산을 지원받은 뒤 기금의 일부를 국외 출장 여비로 쓰다 적발됐습니다. 일부 사례이기는 하지만, 공익목적에 맞게 복권기금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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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6년차의 경력에도 왕성한 취재력을 과시하는 유희준 기자는 현재 정치부 소속으로 총리실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굵직한 특종과 호소력 짙은 시사다큐로 2002년 한국방송대상과 2003, 2005년 한국기자상을 두번이나 수상하며 SBS 탐사보도의 위상을 높인 베테랑 방송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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