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이귀남 법무장관 후보자에 대한 대응수위를 놓고 속내가 복잡하다.
표면적으로는 각종 실정법 위반 의혹을 들어 '부적격'이라고 맹공을 펴고 있지만 이 후보자가 텃밭인 호남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낙마 대상으로까지 낙인찍을지는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18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후보자와 관련, "주민등록법 위반(위장전입), 소득세법 위반('다운계약서' 작성), 부동산실명제법 및 공직자윤리법 위반(배우자 명의신탁) 등 국민이 지키는 법조차 안 지키면서 어떻게 법질서 확립을 주장하고 실천할지 의문"이라며 "당연히 지명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거나 본인이 사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호남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낙마를 요구할 사안까지는 아니지 않느냐"는 온정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향후 대정부 관계에 있어서도 민주당으로선 호남 출신 장관이 내각에 참여하는 게 아무래도 낫지 않겠느냐는 현실론도 있다.
실제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해 당초 이날 오전 예정됐던 전체회의를 일단 오후로 연기했지만, 앞서 낙마를 이끌었던 천성관 법무장관 후보자 때처럼 보고서 채택 자체를 거부할지 여부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법사위원만 보더라도 유선호 법사위원장이 이 후보자와 같은 전남 장흥 출신인 것을 비롯해 우윤근 박지원 의원 등 전체 5명 가운데 3명이 전남 출신. 박 의원은 국민의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있을 때 당시 사정비서관이었던 이 후보자와 청와대에 함께 근무한 사이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내에선 자칫 호남인사 '봐주기'로 비쳐져선 안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겉으로는 철저한 검증을 외치면서 연고주의에 발목이 잡힐 경우 '이중잣대'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청문국면의 하이라이트인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분위기를 최고조로 띄우기 위해서라도 이 후보자의 문제에 대해 집중 쟁점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무리 봐주고 싶어도 실정법을 이렇게 많이 위반한 법무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키지 않으면 누구를 낙마시키냐"며 "당으로선 강하게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