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물관은 국가 차원의 보존 사업입니다. 그러나 실크로드 박물관장 신영수 씨에겐 젊은날의 꿈이 담긴 생활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영화제목처럼 신영수 씨의 박물관은 살아있습니다.
이재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삼청동 실크로드 박물관.
중앙 아시아 각국의 유물과 희귀한 민속자료 수십만점이 3개층에 걸쳐 전시돼 있습니다.
화약이 발명된 13-14 세기 중국 원나라의 청동대포.
16-17세기 도자기로 만든 공 모양의 지뢰포와 요즘의 수류탄과 같은 작열탄.
길이가 2.6 미터에 이르는 18세기의 2인용 장총과 다양한 모양과 성능을 지닌 권총들.
지금의 신장 위구루 지역에서 장례때 부장용 물품을 나르던 마차.
3-4세기에 나무로 만든데다 당시에 귀한 종이문서가 남아있어 학계에서도 인정받는 진귀한 유물입니다.
악귀를 쫓기 위해 사람얼굴과 새를 그려넣은 유리구슬과 장신구, 흙으로 빚은 다양한 토우.
몽고, 네팔, 티벳 등 중앙아시아 현지에서 조차 요즘 보기 힘든 유물입니다.
[신영미/관람객 : 역사를 거슬러 온 거 같은 생각이 많이 들고요. 중앙아시아 쪽에 대한 유물들은 한 번도 사실 본 적이 없어서 너무나 새롭고 놀라워요. 어떻게 개인이 한 사람이 이런 걸 이렇게 모을 수 있었는지 그게 더 사실은 경이로운 거 같아요.]
이 방대한 유물과 민속자료를 모은 장본인은 신영수 씨.
실내 인테리어를 하는 신 씨는 20여년 전 우연한 기회에 유물을 수집하는 재미에 빠져들었습니다.
[신영수/실크로드 박물관장 : 히말라야 이쪽 트레킹하고 그러면서 '티벳 색감에 매료돼서 티벳 민속품이 몇 년안에 없어지겠구나 그러면 수집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그래서 수집하게 된 거죠.]
신 씨는 1년에 열차례 이상 히말라야 산맥 지역을 누볐습니다.
어떤 때는 한 달 가까이 고산지역을 돌며 수집품을 구해 배낭에 메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모은 수집품은 20만 점이 넘습니다.
수집품이 너무 많아지자 신 씨는 박물관을 품목이나 유형별로 나누어 열었습니다.
실크로드 박물관외에 티벳박물관, 총포박물관, 생활차 박물관, 성문화박물관, 우리그릇 박물관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등 국공립 박물관에 자신이 사재를 털고 발품을 팔아 모은 유물 상당수를 기증하기도 했습니다.
요즘도 국내 박물관에서 중앙아시아 관련 전시를 하려면 신 씨의 조언과 함께 수집품을 빌려야 할 정도입니다.
[신영수/실크로드 박물관장 : 제가 수집한 다양한 외국계 유물을 전시해서 많은 사람들이 외국문화도 한 번 접해 보고 우리문화와도 비교도 하고 그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나라는 다르지만 근대화에 밀려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사라져 가는 것들을 지켜야할 책임감을 느낀다는 신 씨.
[신영수/실크로드 박물관장 : 정말로 다양한 문화가 있거든요.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그런 것들을 소개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고요. 그런 일을 누군가는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