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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동영상이 판치는 세상, 대책은 없나?

제작사-웹하드 신뢰회복 절실, 합법콘텐츠 가격인하..합법소비 유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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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안성기와 박중훈, 김태희, 장동건 등 톱스타 12명이 '굿 다운로더 스타 서포터스'라는 이름으로 뭉쳐 영상물의 합법적인 다운로드(내려받기)를 촉구하는 광고를 찍었다.

막연히 불법 다운로드를 없애자고 주장하기 보다는 합법 다운로드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레 불법 다운로드는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영화 제작자와 정부는 물론 '불법의 온상'으로 낙인찍혔던 웹하드 등 온라인서비스제공업체(OSP)들까지도 합법 다운로드의 정착만이 온라인 영화시장을 정상화시키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도덕성에만 기대, '합법'을 외쳐봤자 한계가 있다. 소비자들이 스스로 합법적인 콘텐츠를 찾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불법 콘텐츠를 거르기 위한 제작사와 OSP 간의 협력이 절실하고 합법적인 콘텐츠로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한 가격 경쟁력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 제작사-OSP '신뢰가 필요해'

지난 5월 정동 환경재단에서는 의미 있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와 주요 웹하드 연합체인 디지털콘텐츠네트워크협회(DCNA)가 DNA 필터링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취지에서다.

DNA 필터링은 영화 원본에서 소스를 뽑아두면 OSP에서 해당 영화가 업로드나 다운로드되는 것이 자동으로 파악돼 불법 유통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이다.

DCNA 소속 웹하드는 회견 이후 실제 대부분 이 기술을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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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DNA 필터를 장착한 웹하드에도 여전히 불법 동영상이 적잖게 게시돼 있다. DNA 필터링 기술이 적용되려면 저작권자들의 영화 원본제공이 선행돼야 하는데 저작권자들이 이를 꺼려 불법물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웹하드 측의 주장이다.

제협 관계자는 "저작권 침해가 만연한 웹하드에 불법을 막아달라고 원본을 제공할 만큼 신뢰관계가 쌓여 있지 않다"면서 "원본을 줬다가 웹하드에서 이를 복제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불법 콘텐츠 차단을 위한 DNA 필터링 기술 도입에 한 목소리를 냈지만 실행 과정에서 서로 믿지 못해 원활하게 협조하지 못한 셈이다.

웹하드들이 겉으로는 DNA 필터링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지만 실제 운영은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눈초리도 있다.

저작권보호센터 이성환 팀장은 "SOP 측이 기술을 도입하는데 비용이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실제로는 모든 복제물이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불법으로 얻는 수익이 적지 않은 만큼 불법물을 거르는 작업을 느슨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한 대형 웹하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금은 과도기일 뿐 우리도 합법적으로 운영되기를 원한다"면서 "저작권자들이 DNA필터링 기술 적용을 위한 원본제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처럼 첨예하게 맞서는 이해관계자들의 이견을 조율하고 합법적인 저작물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민·관 협의체를 이달 중 만들 예정이다.

이 협의체에는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와 저작권자 단체, 포털을 포함한 OSP 등은 물론 교수와 법조인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철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보호과장은 "저작권 보호와 저작물의 합법적인 이용을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모든 사항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합법콘텐츠 이용가격 낮출 수 없나

합법적인 콘텐츠의 부담스런 가격이 건전한 온라인 영화 유통시장의 형성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최신영화 한 편을 합법적으로 다운받는데 드는 비용은 대개 2천∼3천 500원이지만 같은 영화를 불법으로 다운받는데 드는 돈은 합법 콘텐츠의 10분의 1도 안 되는 200∼300원이다.

어렵지 않게 불법 영상물을 접할 수 있는 현실에서 10배가 넘는 돈을 주고 굳이 합법 콘텐츠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제작사들은 공들여 만든 콘텐츠를 헐값에 팔 수는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저작권자로부터 콘텐츠를 받아 OSP 등에 중개하는 콘텐츠 유통업체 씨네21i 관계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당한 가격은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형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앞으로는 가격을 낮추기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선 3천 500원이라는 가격이 적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극장에서 내려진 직후의 최신작이 3천 500 원으로 가격이 매겨지는 것은 IP TV(인터넷 TV)에서 이 가격으로 최신작을 제공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편에서는 극장요금 8천 원에서 기금과 부가세(1천 원)를 제외하고 남은 7천 원을 극장과 제작사가 절반씩 가져갈 경우, 제작사가 가져가는 돈이 3천 500원이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최신작의 가격이 매겨졌다는 의견도 있다.

이유야 어쨌든 불법시장의 규모가 합법시장보다 수십 배나 큰 상황에서 가격의 문턱을 낮춰 불법수요를 합법으로 끌어들이는 게 제작사 입장에서도 훨씬 이익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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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철 저작권보호과장은 "가격을 낮춰 더 많이 판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도 이런 방향으로 저작권자들을 유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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