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은 필리핀 현지에서 당시 수사팀을 만났다. 26살 필리핀인 가정부가 새벽 5시쯤 머리에 총을 맞아 숨졌고, 목걸이, 시계, 볼보 승용차가 도난당한 사건이라고 했다. 경찰은 "집주인이 신고를 했고, 그를 범인으로 지목했다"고 했다.
그러나 범행에 사용된 총, 도난당했다는 금고는 찾지도 못했고, 손에 남은 화약흔적, 그 흔한 지문도 없었다. 그러나 집주인 장경화 씨(가명)는 프랑스 외인부대 출신의 보디가드 조 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고급 아파트의 경비원도 '조 씨로 보이는 외국인'이 새벽 4시반 쯤 아파트에서 나왔다고 했다. 경찰은 그 말을 믿고 공항에서 그를 체포했다.
조광현 씨는 필리핀 경찰의 조사결과가 사실과 다르다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을 고용했던 한국인 여사장이 왜 자신을 범인으로 지목했는지 깊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한때 프랑스 외인부대에서 근무했다는 조광현 씨 그가 필리핀까지 가게된 이유는 무엇이고, 또 어떻게 이런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일까?
조광현 씨는 "동생 결혼식 때문에 한국에 가려던 건 주변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었다. 도피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사건 발생 시간엔 집에서 자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알리바이를 받쳐줄 사람은 없다.
프랑스 외인부대 생활을 마친 뒤 필리핀에서 거주한 시간은 3개월 남짓. 영어도, 현지 타갈로그어도 모르는 그는 하소연조차 하지 못한 채 감옥에서 3년 9개월을 살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