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30일 법인세.소득세 추가감면 유예 카드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내에 감세기조의 큰 틀은 유지하되 내년부터 적용될 법인.소득세의 추가 감면을 2년간 유예하자는 의견이 있고, 그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이 제기한 유예안의 골자는 내년도 법인세.소득세율 추가 인하를 2년간 미뤄 오는 2012년부터 적용하자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마련한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법인세.소득세율은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올해와 내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하된다.
법인세의 경우 과표 2억원 이하 구간의 세율이 13%에서 올해 11%로 인하된데 이어 내년에 10%로 1% 포인트 추가 인하된다.
대기업이 속하는 과표 2억원 초과 구간 의 경우 작년 25%에서 올해 22%, 내년 20%로 순차적으로 낮아진다.
또 소득세는 과표 8천800만원 이하 구간에서 8∼26%인 세율이 올해 6∼25%로 인하된데 이어 내년에는 6∼24%로 추가로 내려갈 예정이다.
야당이 '부자감세'라고 공 격하는 과표 8천800만원 초과 구간도 내년에는 35%에서 33%로 내려간다.
따라서 유예안은 내년으로 예정된 법인세.소득세율 추가 인하를 2년 동안 '스톱 '시키고, 유예조치로 확보한 재원을 재정지출 확대에 사용하자는 것이다.
특히 감세정책으로 민간 투자.소비촉진→경제성장 촉진 및 일자리 창출→세수증 대→재정건전성 확보 등의 선순환을 기대했지만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의 투자 확대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게 김 정책위의장의 판단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법인세.소득세 감세정책을 도입할 때는 감세를 통한 투자확대 및 소비진작을 기대했으나 그런 긍정적인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며 "대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으면 법인.소득세 감면유예 주장이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법인.소득세 추가감면 유예 카드는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
기획재정부가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 이후 세수감소분 중에서 법인 세(9조3천150억원)와 소득세(4조1천60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77.3%에 달했다.
바꿔 말해 법인세.소득세 추가인하를 유예하면 내년도 세수감소분 가운데 70% 정도를 메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유예안은 감세기조를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당분간 세율 인하를 유예 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등 야당의 `부자감세'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재정건전성 및 세수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김 정책위의장은 향후 예산당정 협의 과정에서 유예안 검토 문제를 신중하게 다 루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유예안은 그동안 당내 개혁성향 초선의원이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소수 의견에 그쳤으나 정책위의장이 필요성을 거론함에 따라 유예안 논의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유예안은 감세정책 원칙론을 고수하는 당내 강경파들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한 의원은 "감세 때문에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우리 나라가 좋은 성과를 냈고 투자위축을 차단할 수 있었다"며 "경제는 심리인 만큼 법인세, 소득세 추가감면을 유보하면 투자와 소비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