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진실씨 유골함 도난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박모(41) 씨는 왜 이런 범행을 했을까?
박 씨는 경찰조사에서 "최 씨가 꿈에 나타나 유골함을 빼내 달라고 했다. 최 씨 영혼이 내게 들어왔다"고 진술하는 등 횡설수설해 정확한 범행동기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범행 수법이나 지극히 평범한 박 씨의 환경으로 보아 '다른 목적이 있을 것'으로 보고 범행동기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박 씨는 경찰 조사 결과 정신병 치료를 받은 전력이 없고, 아내와 아들 2명을 두고 자영업을 하며 가정을 이끌어 가는 평범한 가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졸 학력으로 대구의 싱크대 제조회사에서 일하는 박 씨는 무속신앙이나 특정 종교에 심취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전준비와 증거인멸, 우회도주로 등 치밀한 범행수법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4월 중순 처음으로 최 씨 납골묘를 찾았고 '호기심' 차원이었다고 진술했다. 인터넷을 통해 최 씨의 납골묘가 있는 갑산공원묘원 홈페이지도 검색했다.
박 씨는 '최 씨가 자꾸 꿈 속에 나타났다'며 8월 1일 새벽 납골묘를 10여분간 둘러본 뒤 1일 낮 양평군의 철물점과 석재상에서 범행에 사용할 해머와 대리석을 산 것으로 조사됐다.
납골묘 대리석을 깬 뒤 새로 구입한 대리석으로 막아 도난 사실을 감추려는 의도였다.
1일 밤∼2일 새벽 범행하려 했으나 구입한 대리석의 크기가 커 포기했다.
박 씨는 완벽한 범행을 위해 10시간 가까이 머물며 종이에 대리석의 사이즈를 적었고, 산책을 하는 사람으로 위장하기 위해 나뭇가지를 흔들며 자연스런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박 씨는 이어 4일 밤∼5일 새벽 유골함을 훔친 뒤 물걸레로 납골묘를 닦아 증거를 철저히 인멸했다.
또 경찰의 예상도주로 CCTV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포터트럭을 이용해 양평∼홍천∼속초∼울진∼대구로 우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CCTV를 본 사람이 박 씨를 용의자로 신고했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박씨가 범행 당일 양평에서 8차례에 걸쳐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박 씨의 포터트럭이 양평군의 경찰검문소 CCTV에 찍힌 사실을 확인해 범행 20일만에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속초에서 꿀단지를 구입해 유골을 넣고, 최 씨 이름이 적힌 유골함은 대구의 야산에 파묻는 등 범행 후에도 차분하게 증거를 인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박 씨가 임의대로 1차 진술조사를 마친 상태라 정확한 범행동기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금품을 노린 범죄 등 정확한 범행목적에 대해 추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평=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