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한풀 꺾여 선선해진다는 처서(處暑)가 지나면서 올해 여름이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낮에 30도를 넘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여름은 이번 주를 고비로 사실상 끝날 전망이다.
◇ 비 많이 내리고 평년기온과 비슷 = 올해 여름에는 '물폭탄'을 방불케 하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렸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월 1~20일 강수량은 평년 대비 126.9%에 달했다.
이 기간 내린 비는 751.1㎜로 평년의 591.8㎜보다 많았다.
6월과 8월 강수량은 각각 평년의 79.8%, 78.9% 수준으로 다소 적었으나 7월에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자주 내려 강수량이 평년의 186.2%에 달했다.
또 이례적으로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발달하면서 평년보다 약간 낮은 기온 분포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평균기온은 23.3도로 평년의 23.5도보다 0.2도 낮았다.
6월은 평년보다 0.8도 높았으나 7월은 0.8도, 8월1~20일은 0.6도 각각 낮았다.
차가운 공기를 머금은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발달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확장하지 못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동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저온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 동해안 지역의 평균 기온은 평년(25.5도)보다 3.4도 낮은 22.1도에 그쳤다.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발달은 밤(오후 6시 1분~다음 날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 현상도 줄여줬다.
서울의 열대야는 나흘로 2000~2008년 평균 열대야(8.8일)의 절반에 못 미쳤다.
강릉과 부산 역시 각각 나흘로 같은 기간의 평균 열대야 일수 12.6일과 13.8일을 훨씬 밑돌았다.
◇ 남부 장마 1973년 이후 3위 = 기상청이 올해부터 장마의 시작과 끝을 대외적으로 예보하지 않기로 했지만, 내부적으로 중부지방은 7월 21일,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8월 3일에 종료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올해 장마는 남부지방과 제주에서 6월 21일, 중부지방에서 6월28일 시작됐다.
이에 따라 남부지방의 장마기간은 44일로 1973년 이후 3번째로 길었고 제주지방의 장마일수는 44일로 4위를 차지했다.
장마 때 강수량은 559.4㎜로 평년(338.1㎜)의 165.5%에 달했다.
남부지방 강수량은 614.7㎜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많았고 중부지방 강수량은 494.7㎜로 4위, 제주지방은 469.2㎜로 10위를 기록했다.
◇ 태풍 피해 없었다 = 태풍 '모라꼿'이 상륙, 반세기 만에 최악의 피해를 낸 대만과 달리 우리나라는 다행히 올해 여름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지난 20일까지 발생한 태풍은 모두 8개로 평년(11.3개)보다 적었고, 특히 7월에 발생한 태풍은 2개로 평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통상 태풍은 8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9월, 7월 순이다.
기상청은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주로 태풍이 발생하지만 올해 7월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이 지역에서의 태풍 형성이 억제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