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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전후 '비화'

영결식장 서거 사흘전 결정…이희호 "9일장 고집하지 말라" 북한 조문단, 적극적 대화 의지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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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서거와 국장으로 치러진 장례는 적지 않은 뒷얘기를 남겼다.

특히 고인의 평생 반려자인 이희호 여사는 지난 21일 북측 조문단과의 면담 후 조문단을 보내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감사를 담은 편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DJ측 "영결식장 서거 사흘전 결정" = 병세가 위중해지자 서거 사흘전인 지난 15일 비서실장인 박지원 의원이 최경환 비서관 등 비서진을 급히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으로 불러모았다.

국장과 국회 영결식, 동작동 국립현충원 안장 등 장례형식과 안장 장소 등에 대한 DJ측 입장은 이 자리에서 결정됐다. 국장(國葬)을 하기로 한 것은 북측의 조문단 파견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이었다.

박 의원은 회의 결과를 곧바로 차남 김홍업 전 의원, 동교동계 좌장 격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에게 전달했다. 이들 외에는 일절 알리지 않았다. 기적을 바라며 하루하루를 기도로 보냈던 이 여사에게도 차마 알리지 못했다.

박 의원은 24일 "입원하시기 전부터 50여일간 초조와 불안 속에 지냈다"며 "한밤중에 다시 병원으로 돌아온 적도 많았다"고 되짚었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은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으로 잠시 옮겨졌던 지난달 22일 '민주 대연합론'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몸이 불편한 장남 김홍일 전 의원 등에 대해 애틋한 부정을 드러냈다고 한다.

영결식 때 영정을 들었던 장손인 손자 종대씨에 대한 근황도 여러차례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사 "9일장 고집말라" = DJ의 상태가 악화되자 청와대도 맹형규 정무수석을 통해 아침저녁으로 병세를 점검했다.

서거 당일 오후 청와대에서 시작된 장례절차 조율에서 정부측은 국장과 동작동 국립현충원 안장 요청에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맹 정무수석은 "역대 대통령과는 다르다"는 말로 정부 내부에서 설득작업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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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여사는 "검소하게 하고 꼭 9일장을 고집하지는 말라", "정부가 하자는대로 하라"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 이상철 정무부시장은 "모든 편의를 봐주겠다. 서울광장을 열고, 서울역사박물관도 (분향소로) 제공하겠다"며 적극적 협조를 약속했다고 한다.

앞서 DJ는 재임 시절부터 이따금 "나야 죽으면 당연히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가겠지..."라는 말을 되뇌곤 했다고 청와대 참모출신 한 인사가 전했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단독으로 맡게 된 장의위원장 논의 과정도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DJ측은 내부 진통 끝에 재야 출신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를 유족측 장의위원장으로 낙점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 이 여사, 김정일 위원장에 감사편지 = DJ측은 북측으로부터 조문단 파견 소식을 듣고 곧바로 청와대에 이 사실을 알렸다. 정부는 처음에는 다소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이후 정부측과의 창구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북측과의 조율은 박 의원이 맡았다.

북측 조문단은 21일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마련된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들과의 만찬에서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은 길이 빛날 것"이라며 "남북이 서로 만나고 얼굴 보며 얘기하는 것이 DJ의 유지이자 김정일 위원장의 의지"라며 적극적 대화 의지를 표했다고 한다.

이에 남측 인사들이 청와대 예방을 제안하자 북측도 그 자리에서 흔쾌히 '오케이' 했다는 후문이다.

이 자리에서 박 의원은 김기남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10여분간 '귀엣말'을 하며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에 앞서 북측 조문단과 면담을 한 이 여사는 박 의원에게 조문단을 통해 건네달라며 김정일 위원장 앞으로 감사 편지를 전달했다.

◇이 여사 "말씀 한마디 못듣고 보내 속상" = 이 여사는 조문 온 주변 인사들에게 "서거 직전 말씀 한마디 못듣고 보내드리게 돼 너무 속상하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사는 영결식이 거행된 23일 안장식 장소인 동작동 국립현충원까지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도 내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대국민 인사를 하기 위해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잠시 차에서 내리기 직전까지도 계속 흐느끼다 "여기서는 절대 우시면 안된다. 의연하셔야 한다"는 비서진의 말에 간신히 감정을 추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사는 24일 비서진에게 묘역 정비에 대해 "검소하고 법규에 맞게 조성해 달라"고 각별히 당부했다.

미국 유학파인 이 여사는 23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조의 전화를 통역없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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