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되시기 전부터 1년에 한번씩은 찾아주셨는데...이제는 더 이상 뵐 수 없다는 사실이 쉽사리 믿기지 않습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서거 4일째인 21일, DJ의 마지막 휴가지였던 인천 라마다송도호텔 직원들은 아직까지도 고인과의 '영원한 이별'을 실감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지난 1월31일 라마다송도호텔을 찾아 10층 로열스위트룸에서 2박3일을 보냈다. 필수 수행원만을 대동한 오붓한 이 겨울 여행은 사실상 김 전 대통령 내외의 마지막 가족휴가가 됐다.
김 전 대통령 내외는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재임 기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년 한차례씩 라마다송도호텔을 찾아 인천 앞바다의 풍광을 즐겼다는 것이 호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호텔 직원들이 기억하는 김 전 대통령은 옆집 할아버지 같은 소탈한 모습이었다.
식사량은 많지 않았지만 가리는 음식없이 뭐든 맛있게 들었고,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거나 먼저 인사를 건네는 등 격의없는 모습도 직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 전 대통령 부부의 의전을 담당했던 박만순 전(前) 객실팀장은 "대통령 내외는 휴가 기간 자유공원을 찾아 바람을 쐬거나 차이나타운의 중식당에서 청요리를 즐기시기도 했다"면서 "권위적인 모습은 찾아보기 힘든 푸근한 어르신이셨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올해 오셨을 때는 전보다 많이 늙으신 것 같아 마음이 짠했다"면서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쾌유를 기원했는데..."라며 서거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김 전 대통령 부부의 객실 룸서비스를 담당했던 한 직원도 "식사를 갖고 올라갈 때마다 '잘 잤냐. 식사는 했냐'라고 챙겨주시고 서빙 받으시면서도 '고맙다'는 말씀을 잊지 않으셨던 자상하고 따뜻한 분"이라고 김 전 대통령을 기억했다.
라마다송도호텔 홈페이지에는 당시 김 전 대통령 내외가 직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다. 직원들은 "사진을 볼 때마다 우리 호텔과 '특별한 인연'을 맺으셨던 김 전 대통령이 그리울 것"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인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