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퇴직금을 활용해 부동산 임대 사업을 알아보던 유모 씨.
최근들어 관심이 커지고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어 분양하기로 마음먹었다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역세권 처럼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을 만한 곳이면 땅 값이 너무 올라 있기 때문입니다.
도시형 생활주택처럼 나홀로 가구나 1~2인 가구 등 미니 주택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커지면서 대상 부지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입니다.
[유모 씨/서울 신정동 : 9~11% 사이 정도는 돼야 사업 타당성이 있는데 지금 현재는 알아본 결과 거의 마이너스에 가까운 수익률이 나와서 지금 현재 입장에서는 생각했다가 포기한 상태죠.]
정부는 지난 5월, 도시형 생활주택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다가구나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지만 기존 공동주택인 아파트나 연립 다세대에 비해 주차 공간 확보 규정이 절반 정도로 완화됐고 조경시설이나 관리사무소 등 부대 복리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관심이 커지면서 도시형 생활주택이 들어설만한 대상 부지의 가격이 크게 오르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부지 비용이 터무니 없이 오르면서 사업에 대한 수익성이 낮아져 결과적으로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의 발목을 잡는 꼴이 돼버렸습니다.
실제로 최근 한 중견 건설업체가 서울 시내 100곳에 대해 사업 후보지로서의 타당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분양이 원만하게 이루어지는 등 사업성을 제대로 갖춘 곳은 겨우 1~2곳 정도였습니다.
비싼 땅 값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관악·강남·중랑구의 2종과 3종 거주지역에서 대표적인 후보지 6곳을 골라 사업성을 알아본 결과 5곳이 최고 11.5%의 손실을 볼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된 곳은 단 한 곳으로 그나마도 0.9%의 미미한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용면적 18㎡의 도시형 생활주택 117가구를 공급해 7.9~9.1%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3.3㎡당 땅 값이 관악지역에서는 1천 8백만 원, 강남지역에서는 2천 2백만 원, 중랑지역은 1천 4백만 원이 적당합니다.
그러나 실제 땅값은 관악 2천 5백만 원, 강남 3천만 원, 중랑 2천만 원으로 수익성이 없는 상태로 판단됐습니다.
[이영진/닥터아파트 이사 : 집값 상승이 그동안 큰 폭으로 이뤄져 왔기 때문에 집값이 높다는 건 그만큼 사업성 미흡으로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참여 민간 업체들이 상당폭 줄어 들 수 있고.]
불법 원룸 건축물이 판을 치고 있는 현실도 땅값 상승의 한 요인입니다.
주차장 등 법적 부대시설을 갖추지 않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불법 원룸 건축물을 기준으로 땅 값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추명진/주택업체 대표 : 수익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참여하니까 그걸로 인해서 땅값이 오르고 합법적인 투자를 하려는 사람은 땅값이 올라서 수익률이 적기 때문에 점차 투자를 꺼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는 도시형 생활주택이 현실적으로 원활하게 보급되지 않자 주차장 완화 구역에서 기존 건축물을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용도 변경하는 경우 3년간 층간소음과 계단설치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인센티브를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땅 값과 현실을 무시한 성급한 제도 도입 앞에 도시형 생활주택의 전망은 불투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