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격언 중에 '수급은 재료에 우선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는 사람만 있다면, 주가는 얼마든지 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외국인의 매수세만 보면, 1,600 돌파도 불가능한 일은 아닌 듯 보입니다. 외국인은 올 들어서만 유가증권시장에서 20조 원 넘게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올 초 27%까지 낮아졌던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얼마 전 30%를 회복했습니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적어도 연말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지난 2000년 이후, 외국인의 시총 비중이 평균 35%인 점을 고려하면 아직도 살 여력이 남아 있다는 겁니다.
또, 원. 달러 환율의 추세적 하락이 점쳐지면서 환차익을 노린 외국 자본의 유입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은 한국 경제와 특히, 위기 속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선전을 고려할 때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을 더 사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저항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먼저, 올라도 너무 빨리 올랐습니다. 지난 3월, 1,000선에도 못 미쳤던 것을 고려하면 주가는 이미 60%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원금을 회복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낼 수 있습니다. 이미 지난 3월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3조 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왔습니다.
특히, 국내 주식형 펀드의 82%인, 33조 원이 주가 지수 1,600이상에서 유입된 만큼, 지수가 1,600을 돌파할 경우에는, 원금을 회복한 투자자들이 대규모 펀드 환매에 나설 수 있습니다. 이른바 '펀드 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올 초 선진국 증시의 부진 속에서도 한국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중국 증시가 최근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의 여전한 불확실성, 또, 글로벌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은 언제든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1,600을 놓고 치열한 매매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느 한 쪽으로의 급격한 쏠림 없이, 그때그때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편집자주] 경제부 정형택 기자는 아침뉴스인 <출발! 모닝와이드> '정형택 기자의 5분경제'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2003년 SBS 공채로 입사한 정기자는 사회부 사건팀과 기획취재팀 등을 거치고 현재는 증권업계를 취재하며 금융시장 흐름에 대한 심도있는 기사를 전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