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봐도, 가까이 다가가 아무리 뜯어보아도 색종이를 오려붙인 것 같고, 구겨진 누런 골판지 위의 연필들도 종이 테이프로 붙여놓은 것 같은데, 호기심 많은 관람객은 손을 뻗어 확인합니다.
[붙인 게 아니네요.]
[붙인 것처럼 외곽을 처리해 놓은 것 같은데요.]
전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관람객들은 한번쯤은 허리를 굽혀 전시물을 살펴봅니다.
헤드폰을 쓰고 담배를 삐딱하게 물고 있는 남자.
대형 사진 같지만 유화물감으로 엄연한그려진 그림입니다.
60~70년대 동네 담벼락에 붙어있었던 게시판을 뜯어 온 것 같은 이 전시물도 화가가 그린 그림입니다.
나무결이 선명하게 드러나 보이는 이것은 나무가 아닌 유화 작품입니다.
벽돌벽을 찍은 사진 같은 이 작품도 모래밭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이 작품도, 모두 사진이 아닌 그림들입니다.
거인여성의 발뒤꿈치인 듯한 이 대형 전시물 역시 각질까지 세밀하게 그려졌습니다.
[민유선/경기도 성남시 서현동 : 사진 보는 것과는 느낌이 다른 것 같고요. 이고 싶었지만 차마 만질 수 없었어요.]
사물을 사진보다 더 잘 그려낸다는 극사실주의는 1960년대 후반 미국에서 태동했습니다.
사물을 흐릿하고 모호하게 그리는 당시 추상표현주의에 반발해 나타난 미술사조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몇년 뒤인 70년대에 상륙했습니다.
[민재홍/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 : 극사실주의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사진이 전달하지 못하는 작가의 에너지가 작품에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작가가 오랜 시간을 들여 작업한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사진이 전달하지 못하는 더 큰 감동을 선사합니다.]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알아보기 쉽다는 점 때문에 극사실주의 작품들은 특히 초보 미술애호가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