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의 지명 이후 그를 둘러싼 의혹이 하나씩 불거지자 검찰 내부에서는 천성관 전 후보 때의 악몽이 떠오르는 듯 조마조마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선 언론의 '1차 검증'에 적극 해명하거나 잘못을 곧바로 시인하는 방식으로 여러 의혹에 대한 '물타기'에 나서고 있으나 검찰 구성원들은 또 어떤 의혹이 추가로 나올지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제기된 김 후보자의 의혹은 미스코리아 지역예선 심사를 평일에 한 일과 자녀의 강남 위장전입, 수입이 있는 부인의 소득공제 중복 신청 등 크게 3건이다.
강남 위장전입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마자 "잘못한 일"이라며 곧바로 인정했고, 미스코리아 심사는 "기관장으로서 지역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해명을 내놨다.
소득공제 중복 신청과 관련해선 "실무선에서 실수가 있었을 수 있는데 잘못된 점이 있다면 바로 잡겠다"는 입장이다.
천 전 후보자의 중도낙마로 청와대가 어느 때보다 엄격한 검증 절차를 거쳤음에도 이런 사실들이 잇따라 불거지자 검찰은 '자라보고 놀란 가슴' 마냥 여론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후보자 스스로 검찰총장 내정 직후 소감에서 "조그만 흠은 몰라도 큰 흠은 없다"라고 밝힌 터여서 앞으로 얼마 만큼의 '조그만 흠'이 추가로 드러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4일 "과거엔 크게 문제가 안됐던 것도 고위공직자에 대한 도덕적 기준이 높아지면서 비난 여론이 예상외로 강하다"며 "관련 기사에 달린 누리꾼의 댓글도 쉽게 넘길 수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부장검사는 "2주 정도 남은 인사청문회(17일)가 너무 멀게 느껴진다"라며 "이번에 또 '불상사'가 생긴다면 검찰은 회복불능의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는 만큼 의혹이 하나씩 제기될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개인적인 문제에 집중되고 있는 점을 특히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천 전 후보자가 기업가와 부적절한 관계가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면서 물러났기 때문에 김 후보자의 도덕성 시비가 인사청문회 준비기간에 잠잠해지지 않는다면 검찰 조직 전체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더욱 가중될 수 밖에 것.
재경 지검의 한 중견 검사는 "김 후보자가 무사히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흔들리는 검찰이 빨리 안정될 것"이라며 "다른 돌발변수가 인사청문회까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미스코리아 대회의 평일 심사나 강남 위장전입을 시인하면서 "인사검증 때 사정을 다 설명했다"면서 아무런 문제될게 없다는 태도를 보인 것도 적절하지 못한 태도가 아니냐는 지적을 내놨다.
지방의 한 부장검사는 "인사검증은 청와대가 하지만 후보자가 궁극적으로 해명하고 진심으로 관용과 이해를 구해야 하는 상대는 국민인데 그런 식으로 말하면 국민 입장에서 화가 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