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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효과로 낮아진 물가…실감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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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소비자물가는 9년2개월만에 가장 낮은 1.6%를 기록하면서 '매우 안정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예상한대로 1%대에 진입하면서 부진한 경기회복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일각에서 제기하는 출구전략 실행 주장도 일축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물가상승률은 7월 물가가 갑자기 안정됐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작년 이맘때의 물가급등에 따른 것이어서 국민들의 물가에 대한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1%대 물가..기저효과 때문

작년 7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9%로 9년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7월 물가상승률이 낮아진 것은 그 기저효과가 작용한 때문으로 봐야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초부터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마저 오름세를 보이면서 점점 상승폭을 높여 작년 5월까지는 4.9%로 4%대를 기록하다가 6월에 5.5%로 올라섰고 7월에는 5.9%로 6%벽을 위협하면서 정점을 기록했다.

이후 국제유가가 내림세로 돌아서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적으로 소비가 줄면서 물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작년 9월 5.1%, 10월 4.8%, 12월 4.1%로 낮아졌고 올 들어서도 3월 3.9%, 4월 3.6%, 5월 2.7%, 6월 2.0% 등으로 내려갔다.

올해는 특히 국제유가가 안정된데다 원.달러 환율도 하향 안정세여서 물가를 오르지 못하도록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는 높아

물가는 이처럼 낮은 수준이지만 국민들은 낮은 물가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 등 체감물가가 만만치 않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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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지수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8.4%, 전월대비 1.5%가 올라 상승률이 매우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의 식품물가지수가 30개 회원국 중 아이슬란드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 장마가 길게 이어지면서 신선식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전월대비 생활물가지수도 5~6월 마이너스였다가 7월(0.4%)에 상승세로 돌아섰고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전월보다 0.2%, 작년 7월보다 3.2% 상승했다.

휘발유 등 석유류 가격도 작년보다는 낮아졌지만 올들어 오름세를 유지해 국민들이 느끼기에는 부담이 되는 수준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에 "밀가루, 커피 등 상당 품목의 할당관세가 폐지돼 국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가격 상승 우려가 있는 만큼 수급 상황을 점검해 물가안정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더 떨어지지 않고 급등도 없을 듯

물가 상승률은 내려갈 만큼 내려갔다는 관측이 많다.

9년만에 최저 수준이지만 추가 둔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1%대로 떨어뜨린 일등공신이 기름값이기 때문이다. 작년 7월 셋째주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1천948.72원인데 지난달 말에는 1천620원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휘발유값은 작년 7월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작년말에는 1천29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당분간 환율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국제유가가 급등하지 않는 한 물가는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9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작년의 물가 움직임과 연계시켜보면 오는 8월 이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한 근거도 이런 유가 변화에 있다.

다만 소비가 크게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수요 부문의 압력이 여전히 약한 만큼 하반기 중 2%대 중반을 넘지 않는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당국의 예상이다.

이 때문에 출구전략 시행시기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통화당국으로서는 물가 부담은 당분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물가 때문에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회수해야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경기가 탄력있게 회복될 경우 물가우려는 다시 고개를 들 수도 있다.

지난 6월말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함에 따라 그에 따른 간접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차차 나타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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