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견해가 들어있습니다. 염두에 두고 읽어주시길**
1. -노인장기요양보험-
1년 전 이맘 때였죠.
정부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복지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했습니다.
요양서비스인데요.
국가공인자격증을 취득한 요양보호사들이 노인들에게 목욕이나 수발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아니 이렇게 대단한 일을 하다니 ㅎㅎㅎ(물론 노통때부터 준비해온 거긴 합니다만)
문제는 말이죠.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실시한다고 했을 때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노인요양센터 이른바 재가센터를 국가나 지자체가 관리할 것이냐 아니면 개인사업자로 둘 것이냐의 문제였죠.
서비스가 필요한 노인과 요양보호사를 연결해주는 재가센터를 관공서가 관리하느냐 개인사업자로 두느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관공서가 관리하면 그나마(?) 투명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라면 단점은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죠.
반대로 개인사업자로 두면 사적인 근로관계를 형성하는 거라 불공정한 계약이나 착취가 있을 수 있는 단점이 있고 예산을 아끼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장점이 있죠.
결국 재가센터는 등록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개인사업자가 됐죠.
1년 전 보건복지가족부는 재가센터의 적정 수치를 서비스가능 노인인구인 20여 만명 대비 1600곳으로 잡았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무려 8배가 늘어났는데요. 전국에 만4천곳이 넘는 재가센터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1.1%만이 관공서가 관리하는 재가센터고요.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겠죠? 자연스럽게 서비스대상자를 끌어들이려는 치열한 경쟁이 시작됩니다.
서비스를 제공받는 노인이 부담해야할 본인부담금조차 재가센터가 부담하겠다는 곳도 생겼고, 요양서비스만 제공하기로 돼 있는 노인에게 목욕서비스까지 공짜로 해주는 곳도 생겼죠. 4대 보험을 가입해주지 않는 곳도 있고, 요양보호사들을 싸게 부리기 위해 시급으로 운영하는 곳이 태반입니다.
노인들이 말도 안되는 부탁을 하거나 행패를 부려도 재가센터는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죠.
잘못했다간 노인들이 다른 재가센터를 찾아갈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모든 부담은 요양보호사들이 지게 됩니다.
제가 만난 몇 명의 요양보호사들은 하나같이 억울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경기도의 모 요양보호사는 120여만원을 받고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65만원인데 도대체 재가센터에서 어떤 명목으로 돈을 가져가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서울의 한 요양보호사는 돈도 돈이지만 가장 억울한 건 자신에 대한 인식이랍니다.
요양보호사를 이른바 공인된 국가파출부로 보는 눈초리에 가슴 시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힘들게 자격증을 따서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한 다음날 화장실에서 서럽게 울어야 했던 기억에 가슴이 저려온다고 했습니다.
요양대상자의 집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건너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는 가슴이 무너지는 줄 알았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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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ㅇㅇ할머니는 요양보호사 왜 안써? 남편 잘 못 움직인다며?"
B: "그거 비싸지 않아? 파출부 쓰려고 해봤는데 일당이 5만원이라 비싸서 말야"
A:" 요양보호사 한달에 10만원만 주면 돼. 나머지는 다 국가에서 내주잖아. 빨래에
청소에 설겆이에 목욕까지 심지어 장봐주기도 해준다구요. 내가 뭐라고 해도 다 들어준다구. 싸니까 빨리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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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립하고 있는 재가센터
보험공단에서 요양대상자의 거동이 불편한 정도에 따라 지급되는 보험수가에서 일정부분을 운영비로 제하고 요양보호사들에게 지급하는 구조이다 보니, 최대한 많은 노인들을 유치하고 최대한 많은 운영비를 떼오는 것이 생존의 길이 되는 거겠죠.
노인과 그 가족이 부당한 주문을 해도 요양보호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겁니다.
2.- 기준이 없다.-
아니 그럼 최대한 운영비를 못 가져가게 막으면 되지 않느냐? 라고 생각하실 분이 있겠습니다만…. 아쉽게도 그게 현재로선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처음에 말씀드렸었죠. 재가센터는 개인사업자라고요.
보험수가에서 얼마를 떼고 주든지 그건 그들의 마음인겁니다.
개인과 개인과의 계약에 정부가 개입하기는 어려운 이유죠.
보험수가 대비 인건비 비율을 정해주기 힘들다는 겁니다.
실제로 제가 만난 요양보험운용과의 과장은 문제는 인정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게다가 복지부가 준비하고 있다는 대응책을 보니 강제력 있는 방안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난립하고 있는 재가센터를 중대형 규모로 통합운영하겠다느니 보험수가의 최대 75%까지는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느니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느니 하는 거죠."
그런데 이게 얼마나 웃긴 얘긴지 조금만 파고 들어보면 감이 옵니다.
재가센터를 통합하겠다는 것 자체가 모순입니다. 복지부는 분명 사적인 관계에 개입하기 힘들다고 했는데 재가센터를 통합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개인사업자를 정부가 통제하겠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죠.
또 보험수가의 최대 75%까지 보장하겠다라는 부분도 실효성이 없습니다. 단속규정도 없고 법적으로 얼마 이상은 못 떼게 한다는 기준도 없이 어떻게 보장하겠다는 걸까요.
3.- 요양보호사들만 죽어간다-
물론 아닌 분도 있겠죠. 어디 가서 짱박혀(?) 있다가 일했다고 거짓말하시는 분도 있을테고 설렁설렁 일하고 돈을 받아가시는 분도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요양보호사분들은 자격증을 따려고 결심한 그 순간부터 봉사의 정신으로 중무장하신 분들입니다.
한 요양보호사 분이 "봉사정신 없으면 이 일 못합니다. 열악한 환경에 적은 임금. 그리고 여자의 몸으로 무거운 남자노인분들 목욕서비스 할 때 얼마나 힘든지. 집에 오면 만사가 귀찮아져요. 너무 힘드니까요. 그렇다고 누가 대우를 해주나. 좋은 일 한다고 격려를 해주나. 재가센터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해주길 하나. 제 주위를 둘러싼 일들은 참 암울하지만 정말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하는 겁니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던데….
6시까지 할아버지 목욕시켜드리다가 지금 퇴근했다며 웃는 낯으로 절 쳐다보던 50대 요양보호사분의 이야기입니다.
기자는 감정에 치우치면 안된다지만…. 저도 인간이기에 조금은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든 건 사실입니다.
제가 오버한걸까요??? ㅎㅎ
다음에는 또 다른 복지서비스의 맹점을 파고 들테니 기대해주세요. ( 어쩌다보니 의료복지 쪽으로 발길이 이어지네요. ㅎㅎ )
그럼 또 다음에 뵙겠습니다.
[편집자주] 사진은 고참기차 같은 기운이 풍기지만 사회2부 사건팀의 젊은피, 막내기자인 이영주 기자입니다. 차분한 지성과 뜨거운 감성을 겸비한 이영주 기자는 '바꿀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불철주야 사건 현장을 누비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