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왔다 하면 양동이로 퍼붓듯이 쏟아지던 예전의 장마 패턴이 올여름에 재현됐다.
역대 최고 기록에 근접하는 비가 자주 내려 현행 도시 배수 대책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 장맛비 대체 얼마나 쏟아졌나 =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남부지방에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전국 60개 관측지점의 평균 강우량은 515.6mm로 최근 10년(2000~2009년) 사이 3번째로, 1973년 이후로는 4번째로 많았다.
2000년 이후 올해보다 많은 강우량을 기록한 해는 2006년(703.3mm)과 2003년(538.2mm)이다.
6월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서울에 내린 강우량은 756.6mm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8년 이후 10번째로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은 강우량을 기록한 해는 1940년으로 1,364.2mm에 달했다.
25일과 28~29일에도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되므로 올해 장마 기간의 평균 강우량 순위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 집중호우 주요인은 = 기상청은 올해 장맛비가 많았던 이유로 ▲동서로 길게 형성된 장마전선 및 북태평양 고기압 ▲10년 새 가장 센 남서풍 ▲많은 수증기 유입 등을 꼽았다.
무엇보다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서로 발달하고 우리나라 북쪽에 상층 기압골이 형성되면서 장마전선이 동서로 길게 형성되는 전형적인 모습을 띤 점이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7월 들어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서 방향으로 놓이다 보니 북쪽에 상층 기압골이 위치하게 되고, 이 기압골이 이동하면서 중국 중부지방에 저기압을 발생시켰다.
이 저기압은 동진해 우리나라에 있는 장마전선과 결합하면서 많은 비를 뿌렸다는 것이다.
최근 10년 사이 가장 강한 남서풍이 불면서 장마전선에 수증기가 많이 유입된 점도 집중호우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제주 고산 고층관측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남서풍의 세기는 초당 13m로 최근 10년 중 가장 셌다.
작년보다 1.6배 많이 공급된 수증기가 남하하는 한기와 만나 국지성 호우를 유발했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 올해 장맛비가 주는 교훈 = 부산과 마산 등지에서는 최근의 집중호우로 기존 배수설계 기준을 초과하는 시간당 강우량 기록이 속속 깨졌다.
지난 7일 부산에는 하루 동안 310mm의 비가 내려 7월 일 강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16일에는 오전 7시 32분부터 8시 31분까지 90mm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7월 1시간 최다 강우량 기록도 깨졌다.
이밖에 마산, 울산, 보은, 문경, 영덕 등지에서는 6월 1시간 최다 강우량 기록이, 군산과 장흥 등지에서는 7월 중 1시간 최다 강우량 기록이 새로 수립됐다.
1시간 강우량이 50mm 이상 발생하는 횟수는 1970년대 7.1회, 1980년대 13.1회, 1990년대 16.5회, 2000년대 18회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 탓에 극값을 웃도는 집중호우가 많아지고 있어 5~10년마다 설계하는 현행 도시 배수설계 기준을 재검토,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