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총액한도대출 축소, 지급준비율 상향조정 등 유동성 흡수 방안의 시행 여부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다.
한은은 경쟁입찰방식 외환스와프 거래를 통해 은행에 공급한 달러를 다음 달에 모두 회수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수도권지역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현재의 50% 수준에서 더 낮추거나 강남 3구에 해당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의 대상을 확대할지 여부에 대해 다음 달 말에 결정할 방침이다.
23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당국은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단계는 아니지만 다양한 유동성 회수 방안들의 시행 시기와 방법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한은은 10조원에 이르는 총액한도대출의 규모를 줄이는 시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위기극복 차원에서 확대했던 총액한도대출을 축소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면서 "원래는 4분기 대출규모를 정하기 위해 9월에 논의를 해야하지만 경기상황에 따라 그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6조5천억원이었던 총액한도대출을 지난 10월 9조원으로 확대했고 올해 3월에는 10조원으로 증액했다.
총액한도대출은 한은이 한도를 정해놓고 은행별로 중소기업 지원실적에 연계해 시장 금리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자금을 배정해 주는 제도다.
한은은 지급준비율을 올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올리기에 앞서 지준율을 인상하는 것으로 당국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위기 당시에 지준율을 내리지 않았으므로 지준율을 올리는 것은 출구전략에 해당되지 않지만 유동성을 흡수하는 통화정책 수단으로 완전히 포기한 카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지준율 인상은 은행-제2금융권간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데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등의 문제가 있어 쉽게 쓸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고 밝히고 "그러나 다른 수단이 없다면 사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준율은 은행들이 한은에 예치하는 자금의 수신액대비 비율로, 이 비율이 올라가면 은행의 대출 여력이 감소하게 되면서 시중금리는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효과가 작다.
한은은 외화유동성 공급에 대해서는 정리단계에 들어갔다.
한은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로 돼 있는 한미스와프 협정은 현재로서는 더이상 연장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미국 연준의 대출금의 가장 늦은 만기가 10월인데, 더이상 롤오버(만기연장)가 필요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더이상 롤오버를 하지 않는다면 10월에 미국 연준의 대출금은 모두 상환되지만 아직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다음 달 말까지 신학기를 앞둔 이사철 주택가격 동향을 보고 부동산 담보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수도권 지역의 LTV를 현재의 50%에서 더 낮추거나 강남 3구에만 적용하는 DTI(채무상환능력을 반영해 대출금액 결정)를 수도권의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