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파국으로 치닫는 '미디어법 대전'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해를 바꿔 계속된 '미디어법 대전(大戰)'이 22일 직권상정과 여야의 극한충돌이라는 파국의 수순을 밟고 있다.

그동안 여야는 '미디어법 처리'와 '미디어법 저지'라는 정반대의 목표를 내걸고 문자 그대로 사활을 건 싸움을 벌였다.

갈등이 촉발된 시점은 지난해 12월. 정권교체에 성공한 직후부터 미디어 환경개선을 추진했던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100대 중점법안으로 선정해 발표하면서부터다.

그러나 당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문제로 국회 본회의장을 실력 점거한 상태였던 민주당은 미디어법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

한나라당 강경파 의원들은 직권상정을 통해 미디어법을 처리하자는 주장을 펴기도 했지만, 본회의장이 점거된 상황에선 현실성이 없는 시나리오였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 야당 의원들에 대한 강제해산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결국 여야는 해를 넘긴 협상 끝에 미디어법을 '빠른 시일 내에 합의처리하도록 노력한다'는 미봉책으로 덮어둔 뒤 당시 현안이었던 경제관련 법안들만 처리하고 휴전에 들어갔다.

미디어법을 놓고 한차례 전쟁을 치른 여야는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극한대립양상을 연출했다.

한나라당은 일단 미디어법을 소관 상임위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한 뒤 논의에 들어가자는 입장이었지만, 민주당은 미디어법을 'MB 악법'으로 규정하면서 상정 자체에 반대했다.

한나라당은 임시국회 막판 미디어법을 문방위에 전격 상정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민주당의 강력한 반대에 막혀 더 이상 심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광고
광고 영역

여야는 또 한번의 극한대치 끝에 '문방위 산하에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어 100일간 여론 수렴 후 6월 임시국회에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처리한다'는 합의를 도출하고 2차 휴전에 들어갔다.

합의대로라면 미디어법은 더 이상 논란이 될 여지가 없었지만 한나라당의 참패로 끝난 4.29 재.보선 후 민주당이 합의의 한 부분인 여론수렴 문제를 들어 반대 의사를 밝히고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여야 합의에 따라 구성된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도 논란만 증폭시켰을 뿐 여야의 의견접근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미디어위는 위원 선임, 회의 공개 및 여론조사 실시 여부 등 사사건건 내부갈등을 빚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에는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공전을 거듭했다.

한나라당의 단독개최 요구로 6월 임시국회가 소집된 뒤에도 상황이 진전되지 않았다. 민주당이 의사일정 협의 자체를 거부하면서 미디어법 저지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어렵게 마련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미디어법 협상도 진전이 없었다. 결국 한나라당은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직권상정 카드를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미디어법 반대투표' 발언이 당내 분위기를 급변시키기도 했지만, 미디어법 처리라는 여권의 의지 자체엔 변화가 없었다.

결국 지금껏 직권상정에 난색을 보였던 김 의장도 한나라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22일 본회의에서 미디어법을 처리키로 했다.

일단 8개월간 계속됐던 미디어법 대전의 막이 내려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날 본회의는 전쟁의 종말이 아닌 새로운 전쟁의 시작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인다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