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을 정면에서 바라보려 했습니다."
영화 '뮤'를 들고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를 찾은 일본 이와모토 히토시(45) 감독은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뮤'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이다. 1976년부터 1978년까지 일본 만화잡지 '빅코믹'에 연재됐던 데즈카 오사무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액션 영화다.
영화는 '뮤'라는 이름의 신경가스 누출로 섬마을 사람들이 숨진 지 16년이 지나고 나서 이 마을의 생존자 유키(다마키 히로시)가 정부를 상대로 벌이는 복수극을 다뤘다.
"원작에 될 수 있는 대로 충실하려 했어요. 악을 그린다는 건 동시에 선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선과 악을 소재로 한 이중주죠."
영화에는 몇몇 잔혹한 살인 장면이 나온다. 그는 종종 죽은 사람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해 보여준다. 잔인함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서란다.
"유키가 사람을 벌레처럼 죽이는데 이러한 장면들을 보면서 관객들은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 번 정도는 생각할 것 같아요."
기존 일본 볼록버스터급 영화가 일본의 지역색이 뚜렷하다면 '뮤'는 악의 근원성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뤘다. 예술보다는 대중성에 무게중심을 둔 점도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유다.
작년 4~6월 일본과 태국을 오가며 촬영한 그는 "밤 촬영이 길어 어려웠다"면서 주연 다마키 히로시에 대해서는 "작품에 몰입하는 집중력이 뛰어난 배우"라고 칭찬했다.
사실 이와모토 감독은 영화감독보다는 드라마 PD로 더욱 잘 알려졌다. 그가 만든 영화는 '내일이 있다'(2002)와 '뮤' 2편뿐이지만 1989년 후지TV 입사 후 드라마는 100편도 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 가운데는 '노부타를 프로듀스'(2005), '단 하나의 사랑'(2006), '엔카의 여왕'(2007)처럼 한국에도 잘 알려진 작품들도 상당하다.
현재도 고아라와 조혜련이 출연하는 드라마 '화려한 스파이'를 찍고 있다. 한국 배우의 강점을 묻자 "에너지가 넘치고, 특히 목소리가 매우 좋다. 연기력도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그는 촬영이 많아 그동안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을 잡은 것도 빡빡한 드라마 촬영 일정 때문이다.
"도쿄의 집에서 부천까지 오는데 3시간 정도밖에 안 걸리더군요. 생각보다 너무 가까워 놀랐습니다. 정서도 일본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고요. 앞으로 자주 오겠습니다."
(부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