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성찰'의 시대? '상식'의 시대?

천성관, '망신은 망신대로 당하고 자리 보전 못한' 최악수를 두다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천성관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결국 검찰총장 후보직을 내놨습니다.

이른바 스폰서로 추정(?)되는 기업가 박 모 씨에게 주택구입에 15억5천만 원을 저리에 빌리고 고급승용차 리스의혹에 부인의 명품쇼핑, 아들의 호화 결혼식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그리고 청문회에서의 거짓말로 인해 낙마를 했죠.

사실관계는 모릅니다만(본인만이 알겠죠)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스스로 후보직을 내놨다는 사실은 단순히 구설에 오르기 싫어서,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기 싫어서 한 행동은 아닐 것으로 생각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연일 언론에서는 "검찰은 한 동안 지도부 공백 상태에 빠질 것이고, 특수,공안 수사는 사실상 올스톱 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광고
광고 영역

박연차 게이트로 가뜩이나 어수선한 검찰은 총장 후보사퇴는 초유의 일로 패닉상태가 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사태를 보면서 천성관 검사장은 왜 검찰총장 후보지명에 응했을까? 하고 생각을 해봤습니다. (전 검찰출입기자도 아니어서 자세한 이야기는 잘 모르거든요. 물론 천 검사장 일면식도 없고요.)

대한민국 검찰의 정점의 자리를 맡을 사람이, 가뜩이나 최근 검찰의 상황이 어떤지 뻔히 알면서

1) 청문회나 외부에서 이런 의혹이 불거져도 아무런 문제없이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2) 아니면 자신을 둘러싼 이런 의혹들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3) 이도 저도 아니라면 제기된 의혹들은 전혀 사실과 다르고 자신은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생각을 했던 걸까요?

궁금합니다. 제가 만나본 사람 가운데 그와 같이 일해본 검찰식구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던데 말이죠. 저 같은 일반 국민들은 얼마나 이해가 안가는 면이 많겠습니까?

3번이었다면 천 검사장은 당연히 정면돌파를 해야 했다고 봅니다. 굳이 국회에서 골프여행에 대해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었을 거고요. 하지만 결과를 보면 많은 이들은 1,2번으로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저도 천 검사장이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식으로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하는 어쩔수 없이 드는 것은 왜 일까요?

결국 천 검사장은 '망신은 망신대로 당하고 자리는 자리대로 보전하지 못한' 최악수를 둔 꼴이 됐습니다.

부끄러움의 문제로 이야기를 돌려봅니다.

광고
광고 영역

어제(16일) 모 신문을 보니 천 검사장 사태를 보며 "우리 사회가 도덕적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며 기준과 판단 근거가 확립되어야 한다"는 칼럼이 실렸더군요.

그 말도 틀린 말이 아니겠지만 답은 간단한 것 아닌가 합니다.

사회적 합의라는 거대한 담론를 끄집어 낼 것도 없이 그저 자신이 자신을 돌아봤을 때 '내가 지금 이 일을 해도, 이 자리에 가도 되나?' 정도만 생각하는 것. 한 단어라고 하면 '성찰' 정도 되겠죠. 그렇게 사람들이 살면 되는 것 아닐까요?

상식에 비추어 자신에 대해 무엇이 부끄럽고 무엇이 떳떳한지는 자신이 제일 잘 아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이도 얼마 안 먹은 녀석이 너무 훈장님 같은 이야기만 늘어놓은 것 같지만 '성찰'이 없는 이 사회가 정말 천박해가져만 가는 것 같습니다. 저도 반성 해 보겠습니다.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편집자주] 보도국 사회2부의 박상진 기자는 2005년 신문기자로 시작해 2008년 SBS로 둥지를 옮겨 사건팀에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꽁꽁 숨겨진 진실을 찾는 고된 작업에 묵묵히 몸을 던진다'는 박기자는 오랜 법조계 취재경력과 함께 지난해 말에는 용인 창고 화재 참사 당시, 대피를 알리는 비상벨이 울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특종 보도해 반향을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SBS 취재파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