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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 관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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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 삼성전자 실적이 4,700억원 영업흑자를 기록한 것을 두고 이제 경기가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장사를 잘해 얻은 건강한(?) 이익이라기 보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비용을 대폭 삭감한 결과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대는 조금 누그러졌죠.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을 '실적 가이드라인' 형식으로 잠정치를 발표했습니다.

시장 안정을 위해 외국 글로벌 기업들이 하는 방식을 따라 24일 정식 발표를 앞두고 미리 오차범위 내의 실적을 발표했다는데요, 많은 차이가 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국내외 통합한 매출이 31조 원에서 33조 원 규모이고, 영업이익은 2조 2천억 원에서 2조 6천억 원 정도 될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이 정도면 최대 호황을 누렸던 때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영업 이익도 지난해 2분기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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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나 증권가에선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합니다. 내용도 비교적 좋습니다.

지난 1분기 때엔 휴대전화와 TV가 1조 5천억 원 이익을 냈습니다. 그런데 LCD와 반도체 가격이 형편없이 떨어지면서 1조 원 가까운 손실을 냈습니다. 결과적으로 5천억 원 정도의 이익만 남았죠.

그런데 이번 2분기엔 쌍끌이 모습입니다.

휴대전화와 TV가 잘 팔렸다는 건 언론을 통해 누누히 들어보셨죠. 1조 8천억 원 영업 이익이 기대된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입니다.

특징적인 건 LCD와 반도체 가격의 반등입니다. TV가 워낙 잘 팔리니 LCD 가격 상승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반도체 D램의 경우 지난해말과 1월 초 0.8달러 수준이었지만 5월 들어 1달러 선을 넘어 6월 현재 1.1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낸드플래시도 지난해 말 1.9달러 선이었지만 5월부터 4달러대를 회복한 상탭니다. 반도체에서 이 정도 가격대면 삼성전자의 생산 구조에서만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외국 경쟁사들은 이 정도 가격이면 만들어 팔면 팔 수록 손해라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LCD와 반도체 분야에서 오히려 6천억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1분기부터 시작된 환율 효과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4월까지 1400원대를 유지했고, 5월 이후로 지금까지도 1300원을 위협하죠. 수출업계엔 좋은 배경이 됩니다.

사실 이 기간동안 환율 효과를 받으며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들은 공격적 가격 전략을 펼 수 있었습니다.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올렸지요.

삼성 휴대전화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평균 16.7% 정도였지만 1분기에 17%대에 접어들었고 2분기가 지나면서 20%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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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의 경우도, 일본 소니와 경쟁해 왔는데 원-엔 환율 덕분에 일본 소니가 우리 삼성전자에 대항하는 대응 모델 내놓기를 포기해 버렸습니다. TV도 삼성과 LG가 경쟁하는 구도가 돼 가고 있습니다.

사실 일요일 까지만 해도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1조 원대에서 1조 3천억 원, 많아봐야 1조 6천억 원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예측치와 1조 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죠.

이에 대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말을 들어보시죠.

"지난 주말까지 삼성전자의 휴대폰 쪽 IR 얘기로는 마진 자체가 아주 작았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이 판매대수와 가격으로 이익을 추정할 수 있지만, 마케팅 비용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는 추정이 어렵죠. 삼성전자는 2분기 마케팅 부담이 있다면서 휴대폰 영업 이익을 낮춰서 말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발표를 보면 마케팅 비용 부담이 예상보다 작았다는 겁니다. 회사 입장에서 마케팅 비용을 줄였다는 거죠. 사실 마케팅 비용을 많이 써야 판매가 증가하는 상황이고, 삼성도 어느 정도 쓸 것이란 가정을 했는데, 원달러 환율, 브랜드 가치 등으로 마케팅 비용을 늘리지 않아도 판매량이 늘어난 거죠. 그래서 실적이 좋게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의 1년치 마케팅 비용은 대략 13조 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이 비용을 30%까지 줄여보겠다고 계획한 상탭니다. 매 분기마다 1조 원씩 줄이면 대략 4조 원...맞아 떨어지죠.

고부가 혁신제품을 계속 개발하면서 '치킨 게임'으로 경쟁업체를 몰아버렸던 전략이 이젠 마케팅 비용을 늘리지 않아도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 형태가 돼 버린 겁니다. 잘하는 건 잘 했다고 칭찬할만 하겠죠.

증권가에선 3분기도 '좋을 것'이라고 전망하더군요. PC 와 TV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 반도체와 LCD가 각각의 주요 부품입니다. LCD 의 경우엔 주문량을 채우지 못해 풀-가동하고 있다고 하고요. 국제 가격도 오르고 있다니...

이젠 국내 전자업계 경기가 하락을 멈춘 건 확실하고, 상승선으로 돌아선 게 맞다고 해도 큰 욕을 먹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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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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