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사회기부를 약속한 것은 지난 대선을 열흘여 앞둔 2007년 12월 7일이었다.
검찰이 이른바 'BBK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린 지 일주일 뒤 이 대통령은 KBS 선거방송연설을 통해 "우리 내외가 살 집 한 채만 남기고 가진 재산 전부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대선기간 사실여부와 무관하게 끊임없이 논란이 돼온 재산형성 과정의 도덕성 문제를 불식시키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취지에서 나온 결단이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재산의 사회기부 의사를 처음 밝힌 것은 국회의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95년 발간한 저서 '신화는 없다'에서 이 대통령은 논현동 자택, 양재동 땅 등 자신의 재산이 어떤 과정을 거쳐 모아졌는지 소개한 뒤 "아내와 나는 우리의 재산을 아이들에게 물려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나의 부모, 아내의 부모가 우리 부부에게 남겨준 정신적 유산을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줄 것이다.
우리는 부모를 원망하지 않았지만 우리 아이들 은 우리를 원망할 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성인이 되면 그 때는 우리의 뜻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재산 사회기부를 어느 정도 결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또 당내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되던 2007년 7월 검증청문회에서도 " 제작은 성취(재산)가 저만의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제 성취라는 선물을 준 우리 사 회에 감사하며, 제 성취를 우리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회기부를 시 사하기도 했다.
대선 승리 이후에도 이 대통령은 여러 기회를 통해 재산기부 약속을 지킬 것임을 거듭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해 2월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산기부와 관련, "(자녀들이) 특별히 표시를 안해도 묵시적으로 고맙게 생각하는 것 같더라"며 "아이들에게 미안한 게 사실인데 참 고맙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12월 라디오연설을 통해 "어디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을 지 검토하고 있다"면서 "아마 머지않아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작업에 돌입했음을 내비쳤다.
재산기부 준비작업이 본격화된 것은 올해 초.
이 대통령의 고려대 61학번 동기로 , 지난 대선 당시 후원회장을 맡았던 송정호 전 법무장관이 '재산기부 추진위원회' 를 책임지면서부터다.
추진위원회에는 송 전 장관 외에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이재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 소설가 박범신씨, 박성희 이화여대 교수와 이 대통령의 고향친구인 김창대씨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위원회는 지난 3월 '재단법인 설립 추진위원회' 첫 회의를 시작으로 약 4개월에 걸쳐 재산기부 방식을 두고 다각적인 검토와 실무 준비작업에 나섰으며, 이 대통령이 약속한 지 1년 7개월만에 우리 헌정사상 유례없는 대통령 재산기부를 발표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