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쯤, 한 기업체 사장님이 고급스런 가죽 케이스에서 무언가를 꺼내 보여줬습니다.
바로 '프라다' 휴대전화였는데요,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든 가운데, 한 면이 액정화면으로만 이뤄진 게 꽤 신기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휴대전화는 어디까지나 '폰(전화)'인데 저렇게 앞면 전체를 액정으로 꽉 채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어디까지나 '휴대'전화이므로 작거나 얇아서 갖고 다니기 편해야 하는데 너무 큰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죠.
그런데 세상은 너무나 빨리 바뀌었습니다.
공원이나 카페, 음식점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휴대전화를 귀에 갖다 대는 사람들보다 눈 앞에 대고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전화 통화' 이상의 것을 하는 도구로 바뀐 거죠.
실제 제일기획이 조사한 결과, 휴대폰 활용도 가운데 보는 기능이 60%였고, 통화 기능은 20%였다고 합니다. 원래 주 목적인 통화는 이제 부가 기능처럼 돼 버린거죠.
한마디로 휴대전화는 멀티미디어 단말기가 된 겁니다.
이러다보니 풀터치폰이라는게 등장하게 됐는데요.
풀터치...
기본적으로 귀에 갖다대는 것 보다는 눈 앞에 놓고 조작을 한다는 개념이죠.
풀터치폰은 지금까지 나온 종류로 3가지 구분을 할 수 있습니다.
1세대 풀터치폰은 기존폰에 터치 기능만 첨가한 것으로, 아이폰이나 프라다폰을 들 수 있습니다.
2세대는 풀터치 기술과 UI(User Interface:사용자 인터페이스)기능이 접목된 폰으로 삼성전자의 햅틱과 옴니아, 터치 위즈, 그리고 LG전자의 아레나, HTC의 터치 시리즈, 노키아의 익스프레스뮤직 등입니다. 지금 나와 있는 대부분의 하이엔드 폰이 2세대라고 보면 됩니다. 거의 모든 제조사에서 만들고 있죠.
그리고 며칠 전 삼성전자가 3세대 풀터치폰을 냈다고 선언했습니다.
햅틱 아몰레드인데요. 삼성은 이 전화가 '보는 휴대전화' 기능을 극대화한 신제품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아몰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AMOLED 라고 해서 보통 '에이엠오엘이디'라고 읽었었는데, 삼성전자의 한 직원이 얼마전 영국에서 '제트'폰 홍보를 하러 갔더니 외국인들은 영어발음 그대로 '아몰레드'라고 읽는다고 해서 공식으로 '헵틱 아몰레드'란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아몰레드가 장착돼 화질 자체가 거의 DVD수준이더군요. 기존 햅틱 시리즈보다 화면이 커져서 3.5인치나 되고, 휴대전화를 뉘어서 봐도 반사가 적어 보는데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화면과 화질 대폭 개선'...
이 특징으로 '3세대'라는 구분을 했다는 겁니다.
물론 뮤직플레이어나 게임, 인터넷 등 각종 기능도 더 좋아졌다고 하더군요.
세계 터치폰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SA의 자료를 보면 2008년 3,700만대 규모이던 것이 올해 6,720만대, 내년엔 1억 1,160만대로 가파르게 성장할 거라고 하네요.
휴대전화가 잘 팔려서 전자회사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는 말이 빈말이 아닙니다. TV가 잘 팔리긴 하지만 마진은 5% 정도로 아주 적다고 하는데요, 이에 비하면 휴대전화는 마진 폭도 괜찮다고 하죠.
7월 셋째주 정도면 전자회사들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될 예정인데, 현재까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휴대폰 판매호조에 힘입어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리포트를 내고 있습니다.
소비자 성향을 민감하게 체크해 새로운 기술 개발 경쟁을 벌이기도 하고, 때로는 소비자 트랜드에 한 발 앞선 신제품을 내면서 새 시장을 개척해 나가기도 하는 우리 휴대전화 업체들...요즘처럼 어려울 때, 수출 효자노릇을 독톡히 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