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 소속 조원진 간사가 민주당 소속 추미애 위원장의 직무를 대행한 것을 놓고 적법성 논란을 벌였다.
조 간사는 이날 위원장 직무대행의 근거로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거부, 기피하거나 직무대리자를 지정하지 않아 위원회 활동이 어려운 경우 위원장이 속하지 않는 당의 간사 중 다수당의 간사가 직무를 대행토록 한다'는 내용의 국회법 50조5항을 들었다.
이 조항은 지난 90년 당시 여당이던 민자당이 평민당에 상임위원장직을 일부 나눠주면서 평민당 소속 위원장들의 의사진행 방해를 막기 위해 도입됐고, 이후 7차례 적용된 바 있다.
추 위원장이 이날 전체회의 개의 예정시간이 지난 뒤 한시간 반 이상 회의장에 출석하지 않는 등 명백하게 회의 진행을 기피했기 때문에 조 간사의 직무대행은 적법하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날 회의 자체가 무효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추 위원장이 명백하게 회의진행을 거부하지 않았고, 오히려 회의진행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50조5항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
추 위원장은 회의 직후 "교섭단체 간사간 협의 때문에 (개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을 환노위 행정실장과 수석전문위원에게 밝혔다"며 "한나라당이 국회를 놀이터로 알고 장난을 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12월6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간사인 최재천 전 의원이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최연희 위원장의 직무대행을 선언하고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상정했지만 원인무효가 됐다.
당시 최 위원장이 회의진행 의사를 밝힌 상태였고, 국보법 폐지안 상정 직후 최 위원장이 전체회의장에 입장해 정상적으로 회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추 위원장이 이날 전체회의 직후 "회의가 열린 적이 없다. 한나라당이 연습 한 번 해본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선 조 간사의 직무대행 행위를 적법한 것으로 간주하더라도 비정규직보호법 개정안의 상정 효력은 이날 회의를 끝으로 만료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의사일정 미료(未了) 안건에 대해서는 의장이 다시 그 일정을 정한다'는 국회법 78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다음 회의에서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논의하기 위해선 조 간사가 법안을 법안심사소위로 넘기거나, 향후 논의 일정을 결정한 뒤 산회를 선언했어야 하는데 이 같은 절차를 생략했다는 것.
조 간사도 이날 법안 상정을 선포한 뒤 "(법안들을) 소위에 회부해야 하지만 소위가 구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 법안을 상정하는 것만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국회 사무처 간부는 "어차피 환노위는 아예 소위가 구성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심사절차를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대체토론까지만 가능할 뿐 표결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