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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기회를 달라" 비정규 해직자의 절규

김선호씨 "정치권 정쟁은 협상 실패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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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닙니다. 그냥 좋아하는 일 열심히 할 기회만이라도 주세요"

한국산재의료원 산하 인천 중앙병원의 기계실에서 3년간 일하다 비정규직법 시행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해고 통보를 받은 김선호(28)씨의 호소다.

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 응한 김씨는 "어제 오후 5시쯤 한참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병원 관계자로부터 해고통지서를 가져가라는 전화를 받았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했고 믿기조차 힘들었다"며 눈 앞이 깜깜했던 절망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비정규직법이 제정되고서 2년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겠다는 믿음에 밤잠 안 자고 궂은 일 도맡아 가며 열심히 일했는데 이렇게 하루아침에 일터에서 쫓겨날 줄 몰랐다"며 억울함을 하소연했다.

경북 영주의 한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씨는 이후 직업전문학교에서 기계설비를 배워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2006년 1월부터 중앙병원에서 기계설비사로 일하면서 정규직 근로자로 신분이 바뀌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하지만 지난해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에 이은 경제난으로 전체 고용시장의 사정이 크게 악화한 데다 정치권에서 비정규직법 문제를 놓고 양보 없는 정쟁을 일삼는 바람에 신분 불안을 느낀 김씨의 삶은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입사 이래 장기계약 없이 길면 6개월, 짧게는 한 달 간격으로 계약을 한데다 지난 5월30일에는 비정규직법 개정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병원측이 한 달짜리 단기계약을 요구해 어쩔 수 없이 수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비정규직법 기간 제한 조항의 적용으로 전국 10여개 한국산재의료원 산하 병원에서 나를 포함해 모두 28명이 한꺼번에 해고됐는데 대부분은 전문기술을 가진 필수인력이다"고 전했다.

이처럼 숙련된 직원들을 해고하고 다시 계약직을 뽑아 직무교육을 해 현장에 투입하는 현재의 방식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생존권 문제를 떠나 경영의 효율성 차원에서도 문제가 많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실직의 고통을 당한 데는 제 시간에 해법을 내놓지 못한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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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지난 2년간 무책임하게 정쟁만 일삼다 고용기간 제한 시한이 다가오자 시간에 쫓기듯 협상에 들어간 것 자체가 다가올 실패를 예고한 것이었다. 지금이라도 길거리로 내쫓긴 비정규직 근로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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