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상품권 1억원을 받은 직후부터 이를 되돌려주려 했다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증언이 나왔다.
26일 서울중앙법 형사합의22부(이규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박 전 회장은 "박 수석이 폭탄주를 15잔 이상 마셔 만취한 상태여서 옷장에 걸어놓은 양복 상의 주머니에 상품권을 넣어두었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뒤 박 전 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와 `너무 많아 거북하다'며 만나자고 해 약속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고 그 뒤로도 몇번 더 전화가 왔지만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돈을 준 동기에 관해서는 "특별한 현안을 두고 잘 봐달라는 취지는 아니었고 대통령을 잘 모시고 연말에 부하 직원들에게 나눠주라는 뜻에서 줬다"면서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사돈인 김정복씨의) 인사에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증인 신문을 통해 당시 박 전 회장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민정수석실의 관리 대상이었고, 그의 사돈인 김정복 중부지방국세청장은 국세청장 물망에 오르고 있던 점을 부각시키며 금품의 대가성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반면 박 전 수석의 변호인들은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로 잘 모르고 돈을 받았고 후에 나름대로 돌려주려고 애를 썼으며 명백한 대가성 또한 없다는 주장을 폈다.
박 전 수석은 2004년 12월 17일 서울 S호텔 중식당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50만원 짜리 상품권 200장, 1억원 어치를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구속기소됐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