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티켓과 고급 예술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선뜻 걸음 하기 어려웠던 오페라가 거품을 빼고 초심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무대 장치와 캐스팅에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대극장 공연 대신 소극장이나 중극장을 무대로 한 "작지만 알찬" 오페라들이 잇따라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립오페라단은 630석 규모의 중극장인 세종M씨어터에서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공연 중이다.
줄거리가 워낙 유머와 활력이 넘치는데다 연출자부터 지휘자, 출연진까지 전부 30대 초반의 젊은 예술가들로 꾸려 오페라를 처음 보는 관객들도 부담없이 감상할 수 있다.
28일까지. 2만-7만원. ☎02-399-1114~6.
지난 4월부터 관객과 가깝게 호흡한다는 취지로 '살롱 오페라 페스티벌 시리즈'를 진행해온 부암아트홀은 25-26일 시리즈의 두 번째 순서로 '커피칸타타'와 '수잔나의 비밀'을 선보인다.
'커피 칸타타'는 바흐가 남긴 칸타타 중 유일하게 세속적인 내용을 소재로 한 '커피 칸타타'를 오페라로 각색한 작품으로 커피에 중독된 딸과 이를 걱정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신구 세대의 갈등을 유쾌하게 풍자했다.
페라리가 작곡한 '수잔나의 비밀'은 혼자 있을 때마다 몰래 담배를 피우는 아내와 남편 사이의 갈등과 사랑을 가벼운 톤으로 그려낸 세태 풍자 오페라다.
3만원. ☎02-391-9631.
오페라의 대중화와 전문화를 내걸고 1999년부터 매년 열려온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도 내달 4-31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427석)에서 펼쳐진다.
서울오페라앙상블의 '사랑의 변주곡 Ⅰ, Ⅱ', 세종오페라단의 '사랑의 묘약 1977', 코리안체임버오페라단의 '카이로의 거위', '울 엄마! 만세', 예울음악무대의 '사랑의 승리' 등 우리의 일상과 현실을 담은 창작 오페라 6편이 무대에 오른다.
3만-5만원. ☎02-541-0720.
국립오페라단이 초보 관객을 오페라로 끌어들이기 위해 2006년 여름부터 시작한 '마이 퍼스트 오페라 시리즈'도 열린다.
670석 규모의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펼쳐지는 이 시리즈는 그동안 '라보엠', '카르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등을 선보여 오페라 초보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아왔다.
올해는 쉬우면서도 극적인 줄거리와 아름다운 선율을 지녀 오페라 중 대중성이 가장 큰 작품으로 꼽히는 푸치니의 '나비부인'을 무대에 올린다.
1만-5만원. ☎02-586-5282.
이들 소·중극장 오페라가 초보자들에게 특히 매력적인 것은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으로 티켓을 살 수 있다는 점이다.
대형 오페라는 티켓값이 수십 만원을 훌쩍 넘기 마련이지만 소·중극장 오페라는 세트를 간소화하고, 출연료가 많이 드는 외국 성악가 대신 실력 있는 국내 성악가들로 출연진을 짜 가격 거품을 뺐다.
또 무대 위 출연진의 표정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무대와 객석이 가까워져 오페라 문법에 익숙지 않은 초보자들이 흥미를 갖고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오페라 칼럼니스트 이용숙은 "나도 독일 유학 시절 소극장 오페라를 보러 다니며 오페라에 매료됐다"면서 "처음 오페라를 접하는 초보자들은 배우의 표정과 몸짓을 가까이 느끼고, 몰입하기 쉬운 소·중극장 오페라부터 시작하는 게 오페라에 다가가기 훨씬 쉽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