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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도시락은 할인이 없다

음식 판매의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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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잠시 동안 도쿄에서 생활할 때 이야깁니다.

동네 슈퍼마켓은 폐점시간이 다가오면 생선회나 초밥 같은 신선식품을 할인 판매했습니다.

당시 IMF직후 원화가 요즘처럼 약세였던 무렵 연수생 신분으로 한 푼이라도 아껴야 했습니다. 그때 자주 이용했던 것이 동네 슈퍼마켓의 폐점직전 할인판매였습니다.

당시 폐점시각은 밤 9시였었는데 4~500엔 하던 것이 8시가 넘어서면 50엔 가량 할인 딱지가 붙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할인 폭은 점점 커져 8시 30분쯤 되면 거의 반값이 됩니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 없는 것이 어느 정도 값이 내려가면 경쟁적으로 집어가기 때문에 적정선에서 결단을 내려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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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동네 빵가게도 오후 서너시부터는 할인판매를 했습니다. 물론 시내 유명 빵 가게는 줄을 서서 사야할 정도여서 남는 물건이 별로 없지만, 동네 빵가게는 주로 아침장사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오후 늦게부터 할인 판매를 하는 것이지요.

동네 식품가게는 대개 이런 할인판매를 합니다. 야오야라고 하는 채소가게나 과일가게 대부분 문을 닫기 얼마 전부터는 타임세일을 하지요.  그런데 할인판매를 하지 않는 곳이 있었는데 바로 편의점이었습니다.

편의점은 대개 공산품 판매가 주이지만 삼각 김밥이나 도시락류도 많습니다.

당시에는 24시간 영업을 하니까 할인판매를 하지 않는가보다 생각했는데, 약간 이상했던 것은 유통기한이 지나면 바로 쓰레기통행이고, 홈리스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이것들을 가져다(원래는 금지돼 있으므로 사실상 훔쳐) 먹는 것이었습니다.

이것도 할인판매하면 그렇게 많은 양이 쓰레기통행이 되지 않아도 될 텐데 잠시 생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비밀이 밝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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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 일레븐 재팬이라고 하는 대형 편의점 업체는 가맹점에 할인판매를 금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유는 업체이미지가 나빠진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통기한이 다된 상품을 할인판매하지도 못하고 모두 폐기처분하고 그 비용은 모두 가맹점이 떠안았다고 하는군요.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일본의 공정취인위원회(公正取引委員會)가 이런 행위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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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방지법위반이라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한 것처럼 보입니다.

먹을 것을 그냥 버린다는 것은 아깝기도 할 뿐 아니라 요즘 최대현안인 환경에도 안 좋은 일인 게 분명하니까요.

그런 공정위의 명령이 나오자 세븐 일레븐은 미판매분을 폐기함에 따른 손실 가운데 15% 정도를 본부가 부담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할인 판매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할인판매가 가맹점의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기존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지만 명령대로 일단 할인판매를 허용할 뜻을 공정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븐 일레븐의 속뜻을 살펴보면 말해 할인판매를 금지하는 규정은 공정위명령대로 폐지할 수밖에 없지만, 부담을 본부가 일부 떠안을 테니 가급적 가맹점들도 할인판매를 하지 말아달라는 뜻입니다.

할인판매를 전면적으로 허용할 경우, 기존에 폐기되던 양 가운데 상당한 비율로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법적 규제를 피해가면서 손실을 줄여보자는 것이겠지요.

그러면 가맹점 주는 어떻게 할까요.

본부의 뜻을 알면서도 할인판매를 강행할까요. 할인판매를 하면 매출도 조금은 늘 것이고 폐기물도 줄어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할인판매를 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전액 부담했던 미판매분의 15% 보상을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본부의 뜻을 거스를 필요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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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나든 소비자나 가맹점, 편의점 본부 그리고 미래의 이익인 환경보존 모두가 이익을 얻는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모두의 손실을 최소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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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깊이있는 분석과 통찰력이 느껴지는 이은종 기자는 그동안 사회.국제 이슈와 경제 현장에서 오랫동안 현장취재와 데스크를 거치고 현재 SBS 보도국 특임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연륜에서 뿜어나오는 해박한 지식과 함께 일본의 정치.경제에 대한 식견으로 핵심을 짚어주는 글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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