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4일 쟁점 미디어법에 대해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6월 임시국회를 열기 위한 여야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이날 신방 겸영금지를 일정기간 유예하고, 신문과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진출 허용 비율을 낮추는 방안 등 미디어법의 핵심 쟁점 사안에 대해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는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 사과를 비롯해 개원을 위한 '5대 선결조건'을 제시하고 미디어법 처리를 결사항전 의지로 막아서면서 6월 임시국회가 20여일이 지나도록 열리지 못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달이면 비정규직의 2년 계약기간이 도래해 당장 대량해고 사태가 우려되는 비정규직법과 달리 미디어법의 경우 여권 내부에서조차 6월 임시국회 처리에 의견이 엇갈리는 것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원안을 고수하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할 경우 9월 정기국회에서의 국정감사와 예산, 내년에 줄줄이 이어진 선거 등 정치일정 때문에 미디어법 처리가 물 건너 갈 것이라는 우려도 엿보인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24일 연합뉴스와 의 통화에서 "우리는 처음부터 미디어법에서 한 글자, 한 획도 못 고친다는 입장이 아니었다"며 "언제든지 더 좋은 제안이 있으면 받아들이고 고치겠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의 보고서가 나온다면 논의를 거쳐서 최대한 의견을 반영하려고 한다"며 "무조건 우리 원안을 강행 통과시킬 의사는 전혀 없다"고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현재 문방위 자문기구인 미디어위는 신문방송의 겸영을 방송의 디지털화가 이뤄지는 2013년 이후로 미루고, 일정 가시청인구 이하의 방송에만 허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도 "민주당이 주장하는 바는 다 빼겠다"며 "미디어법은 문방위에서 충분히 협상할 수 있고, 민주당의 우려를 불식시켜 본회의에서 충분히 통과시킬 수 있다"고 핵심 쟁점사안에 대한 양보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김 수석부대표는 "대기업의 방송 장악 우려에 대해 지분율을 낮추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윤선 대변인도 "대기업이 미디어에 진출할 수 있는 소유지분이든, 신문방송의 겸영 유예든 모든 조건은 여야간 협상과 논의의 대상으로 열려 있다"며 "이것만은 절대 안된다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여전히 민주당이 선결조건으로 요구하는 여론조사에 대해 부정적인 데다 문방위 소속 의원들간에도 의견이 엇갈려 실제로 양보 조치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한 문방위원은 "민주당은 미디어법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고 어떻게든 이 정권에 타격을 줄 방법만 생각하는 것"이라며 "방송이 PD수첩에서 광우병 갖고 장난을 쳤기 때문에 미디어법이 필요하다"고 강행의지를 나타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