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호흡기를 떼어낸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자가 호흡을 하고 있는 김모(77) 할머니의 의학적 몸 상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의 설명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23일 병실을 옮기기 전 중환자실에서 보였던 혈압과 거의 같은 105~80 정도의 혈압을 유지하고 있으며, 폐렴이나 욕창 등의 합병증도 없는 상태다.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는 반사적인 움직임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흡은 정상인에 비해 약하지만, 자가 호흡만으로 92% 정도가 유지되는 것으로 의료진은 보고 있다.
이 정도라면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기 전과 현재 상황에 큰 변화가 없어 장시간 생명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의료진은 처음부터 김 할머니의 인공호흡기를 떼어낸다고 해도 사망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박무석 교수는 이날 오전 인터뷰에서 "(김 할머니의) 인공호흡기를 한 번도 오랫동안 떼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의외로 몇 시간이나 그 이상 생명이 유지될 수도 있다"고 말했었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서지영 교수는 "정확히 환자상태를 보지 않아 단언하기 어렵지만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호흡중추가 살아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병원 측은 법원이 존엄사 결정의 판단 근거로 활용한 `사망임박'에 대해 아쉬워하는 눈치다. 법원은 환자 가족이 제기한 연명치료 중단요청을 인정하면서 김 할머니에 대한 외부 의료진의 `사망임박' 평가를 인용했기 때문이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속내를 드러냈다.
박 의료원장은 "사망임박은 뇌사나 다장기 손상이 있을 때를 말한다"면서 "폐기능, 호흡이 떨어져 있는 상태는 인공호흡기로 충분히 오래 살 수 있기 때문에 사망임박으로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김 할머니의 병세 호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의료원장은 "김 할머니의 생명이 유지된다고 해서 병세가 호전된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다만 현재 상태로 오랫동안 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