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영화로 가능할 것 같지 않았던 변신로봇 이야기를 스크린에 실현해 2007년 흥행 대박을 터뜨렸던 [트랜스포머]의 속편이 선보입니다.
감독은 내한 기자회견에서 "전편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면서 이것이 과연 가능한가 실험하는 데에 치중하느라 원하는 만큼 액션씬을 구성하지 못했다. 전편에서 기술의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이번 속편에서는 이를 최대한 폭넓게 활용하면서 더 넓은 규모로 애니메이션과 액션을 구현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듯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작품을 들고 왔습니다.
상영시간도 모든 것을 충분히 보여주겠다고 작심한 듯 2시간 27분이나 됩니다.
샘(샤이아 라보프)은 1편에서 변신로봇들과 함께 난리 굿판을 치른 후 이제 평범한 대학 신입생으로 살아가려 하지만 악당 로봇의 수장격인 '폴른'이 다시 지구를 노리며 침입해 오자 다시 오토봇들과 힘을 합쳐 맞서는데 악당 로봇들은 오토봇의 대장격인 옵티머스 프라임이 맞서 싸우기 힘겨울 만큼 강력한데다 미국 정부마저 오토봇들에게 더 이상 지구에서 소란피우지 말고 떠나라며 악당 로봇들이 노리는 샘마저 넘겨주려 합니다.
무엇보다 전편보다 스케일이 커졌습니다. 감독이 전편의 흥행에 힘입어 의기양양하게 머릿속에서 상상했던 모든 것을 스크린에 실현해 보는 것 같더군요.
실사와 컴퓨터 그래픽의 결합이라는데 어디까지가 실사이고 어디까지가 가상인지 도통 구분할 수 없을 지경이고, 우주 공간부터 바다 속, 사막 한 가운데 등 공간의 한계도 없고, 로봇들이 벌이는 각종 무기와 동작도 1편보다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아마 지금까지 나온 특수효과의 총집합 플러스 업그레이드 정도가 된다고 할까요.
1편에 열광했던 자동차와 변신 로봇을 좋아하는 트랜스포머 팬들은 아마 120% 만족하지 않을까 싶네요. (칸 영화제 같은데서나 벌어지는 ‘종영 후 기립박수’가 나올 수도…….^^)
1편보다 유머 코드도 더 많아졌습니다. 샘의 부모는 물론 로봇까지 대사나 동작, 상황으로 코믹 연기를 하는데 어떤 부분은 많은 웃음을 주지만 어떤 부분은 너무 작위적이어서 다소 짜증나기도 합니다.
특기할 만한 것은 로봇들의 연기인데요. 1편에서는 그냥 무게만 잡고 액션만 선보였다면 이번에는 다양한 로봇들에게 인간 같은 캐릭터까지 부여해 코믹 연기 등을 시도한다는 거죠. 로봇 얼굴 클로즈업도 많이 나옵니다. 특히 옵티머스 프라임이 악당 로봇과 결투를 벌이다 샘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은 가슴 뭉클함이 느껴지려고까지 하더라고요. 이러다 3편에서는 로봇들이 멜로나 에로 연기, 더 나아가 베드신(?)까지 선보일지 모르겠습니다.
대통령과 정부의 명령을 거부하며 끝까지 샘과 오토봇 편에 서서 악당들과 결사항전을 벌이는 레녹스 대위가 이끄는 특수부대원들은 70년대 [배달의 기수]만큼이나 감동적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단호하게 처벌해야 합니다.ㅜㅜ) 특히 수송기 안에서 백악관 비서관을 엿 먹이는 장면은 통쾌하더군요. 처음부터 끝까지 워낙 현란하다 보니 영화 줄거리 전개의 논리적인 허점 등은 생각할 겨를을 주지 않습니다.
1편에서는 어느 로봇이 우리 편인지 헷갈릴 정도로 어지러웠는데, 2편은 더 어지럽기는 하지만 최소한 누가 누군지는 알아볼 수 있더군요. 하지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액션 장면인 상하이 액션 장면에서 시작해 샘의 집에서 벌어지는 소동, 샘이 입학한 대학에서 벌어지는 한바탕 대결에 이어 악당 로봇들의 대규모 지구 유린 장면을 거치고 나니 눈과 귀가 혹사당하느라 지쳐 정작 클라이맥스인 이집트 사막에서 최후 결전 장면에서는 체력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영화 감상에도 체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아니 영화 감상이라기보다는 생전 처음 타보는, 그래서 코스가 어떻게 펼쳐질지 전혀 예측 못하는 짜릿한 롤러코스터에 2시간 27분 동안 올라타는 것 같습니다. 상영관 문을 나설 때 느낌이 꼭 약한 멀미를 하는 것처럼 속이 미식거리고 머리도 좀 아프고 어질어질하더군요. 전 웬만해서는 멀미 잘 안하는 체질인데……. 멀미 잘 하는 분들이라면 관람 30분 전에 멀미약을 붙이거나 먹는 게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메간 폭스의 처음 등장 장면, 오토바이 연료통에 그림 그려 넣는데 꼭 그 자세여야만 했나요?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