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군의 한 농장에서 탈출한 사육 반달가슴곰을 20개월이 넘도록 포획하지 못하자 용화산 일대 주민들은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
2006년 5월 태어난 말레이시아산 반달가슴곰 암컷 1마리가 사육시설을 탈출한 것은 2007년 9월이다.
이후 지난해 7월 용화산 자락 간동면 구만리에서 토종벌꿀 생산농가의 벌통 7개 가량이 손상된 사실이 군청에 신고된 뒤 용호리 일대에서 곰을 봤다는 주민들의 제보가 잇따르자 원주환경청, 화천군, 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 등 관계기관은 집중적인 포획활동을 전개했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또 지난 3~4월 간동면 용호리의 한 농가에 있던 사료 저장고의 내용물이 쏟아지는 피해가 발생한 현장에 곰 발자국이 발견된 데 이어 용화산 일대 마을에서 출몰 제보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관계기관은 지리산국립공원 멸종위기복원센터에 지원을 요청, 주민 제보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조사를 벌여 곰 발견이 추정되는 곳에 포획장비 등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했다.
당시 복원센터의 현장조사에서는 용화산 8부 능선에서 탈출 곰이 1년 전 자연적으로 생긴 벌통을 파손된 것이 발견한 데 이어 주민 제보가 접수된 현장 부근에서 1달 가량 지난 것으로 보이는 배설물과 나무에 발톱 흔적을 찾는데 그쳤다.
결국 관계기관은 지난 달 18~30일 산나물 채취자와 등산객 등의 안전을 위해 사살키로 하고 대대적인 작전을 펼쳤지만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가 수색을 잠정 중단하고 가을철 다시 포획키로 했다.
하지만 용화산 인근 주민들은 수색작업이 실패로 돌아가자 인근 야산에도 올라가지 못하고 불안한 날을 보내고 있다.
게다가 탈출한 반달곰은 태어난 지 3년이 넘어 현재 100kg 가량 성장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이 추정하고 있어 자칫 인명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원주환경청과 화천군은 주민들에게 야산 출입을 삼가고, 곰을 발견한 즉시 경찰서 등에 신고토록 하는 등 대처 요령이 적힌 플래카드와 홍보전단을 만들어 배부했으며 인접한 춘천시 신북읍 일대 주민에게도 주의를 당부하기에 이르렀다.
지리산 멸종위기복원센터 관계자는 "최근에 곰이 나타났다는 흔적을 찾을 수 없어 3월말이나 4월초에 다른 곳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크다"며 "용화산 일대가 워낙 광범위한 데다 현재 산속에는 열매가 풍부할 것으로 보여 민가쪽으로 내려오지 않는 이상 탈출곰을 찾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반달곰은 왔던 곳을 또 찾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출몰 현장을 또다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개보다 7배 가량 후각이 좋는 점 등을 고려해 차분히 행동하는 방법 등 대처요령을 숙지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원주환경청 관계자는 "현재 산림이 우거져 발견이 힘든 애로점이 있지만 주민 제보나 흔적이 나타날 경우 주민안전을 위해 최대한 빨리 포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화천군 관계자도 "곰이 행동반경이 20km 가량 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이 일대 주민에게 호루라기 1천200개를 배포하는 등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화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