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쿠바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의 아들이 가짜 인터넷 연애에 속아 넘어갔다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이 1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피델 카스트로가 가장 아끼는 아들이자 쿠바 농구대표팀의 주치의인 안토니오 카스트로(46)는 지난해 10월부터 '클라우디아 발렌시아'라는 이름의 콜롬비아 출신 여성과 인터넷 채팅과 이메일 등을 통해 사랑의 감정을 키웠다.
그러나 이 여성은 사실 카스트로 가문의 '취약함'을 입증하기 위해 미모의 여기자로 가장한 한 쿠바계 미국인의 속임수로 드러났다.
클라우디아 발렌시아라는 여기자로 가장해 안토니오 카스트로에게 접근한 루이스 도밍게즈 씨는 최근 일간 마이애미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카스트로 가문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신화'를 깨려고 이 같은 일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스페인어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미국의 한 보안회사 직원인 그는 지난 2006년 콜롬비아에서 열린 한 농구 경기에서 안토니오 카스트로 주위로 젊은 미녀들이 떼지어 모여 환호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카스트로의 전 여자친구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그는 클라우디아 발렌시아라는 가상의 인물을 창조, 금발의 미녀 기자로 가장해 이메일을 통해 카스트로에게 접근을 시작했다.
안토니오 카스트로는 이렇게 접근해온 클라우디아와 20여 차례 인터넷 채팅을 했고 거창한 국가기밀을 발설하지는 않았지만, 쿠바 최상류층의 특권 등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했다고 도밍게즈는 전했다.
그는 "쿠바의 보통 사람들은 인터넷 사용이 자유롭지 못하지만 안토니오는 블랙베리를 가지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했다"고 말했다.
특히 안토니오 카스트로는 지난 1월 자신의 삼촌이자 현재 쿠바 최고 지도자인 라울 카스트로와 함께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에도 자주 인터넷에 접속해 "내가 어디있는지 맞춰보라. 끊임없이 당신에게 구애하겠다"는 등 낯뜨거운 애정 공세를 이어갔다.
카스트로는 '클라우디아'와 한 번에 5시간 씩이나 채팅에 열중했고 주로 해변과 패션, 자신의 애플 컴퓨터와 인터넷 접속 등에 대해 얘기했다. 한 번은 상의를 벗은 채 베이징올림픽에서 찍은 사진을 전송하기도 했다고 도밍게즈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