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가 도심을 연일 뜨겁게 달궜던 지난해 이맘때와 달리 올해 6월이 차분하다.
이달 들어서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열기 속에 '6.10 민주항쟁', `6.15 남북공동선언' 등을 기념하는 시민단체들의 행사가 이어졌지만 외견상 열기는 확실히 작년보다 못하고, '하투(夏鬪)'를 이끄려는 노동계도 좀체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15일 경찰과 시민운동계 등에 따르면 한국진보연대 등 주최로 10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6월항쟁 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에는 경찰 추산 2만2천명, 주최측 추산 15만명이 모였다.
이는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6.10 백만인 촛불대행진' 참여자(경찰 추산 8만여명, 주최측 추산 70만명)의 4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행사는 거리(보신각 앞)에서 열려 경찰 추산 2천800여명이 참여한 촛불행진으로 이어졌으나 올해는 경찰 추산 1천500여명이 장충체육관에서 실내 행사로 대신했고, 거리행진은 경찰의 금지통고에 취소했다.
13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효순·미선양 7주기 추모행사는 1천500여명(경찰 추산)이 모여 경찰과 충돌없이 조용히 치렀다. 참여인원은 작년 행사(1만5천여명)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보수단체가 방송국 구내에 난입해 화단에 불을 지르기도 했던 작년과 달리 진보-보수간 물리적 충돌도 없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 하투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투쟁도 이날 오전 대한통운과 교섭 타결로 파업 돌입 닷새 만에 종결됐다.
이처럼 올해 6월이 작년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지난해 시위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로 시작해 문화축제로 바뀌었고 이후 공기업 민영화, 대운하 반대 등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를 반대하는 운동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올해 촛불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슬퍼하는 애절한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촛불 정국의 정점을 6.10 대회로 본다면 올해는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린 5월29일로 봐야 한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작년에는 '생활정치'로 시작된 촛불집회의 연장 선상에서 6.10 대회의 참여도가 높았다. 이와 달리 올해의 이슈는 '민주주의 후퇴'라는 추상적인 것이어서 대규모 거리 집회로 이어지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