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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우라늄 농축 '진실게임' 막내리나

북한, '못믿을 나라' 낙인 감수 '최후카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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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3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우라늄 농축작업에 착수한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당시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시작된 `고농축우라늄 진실게임'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 들었다.

북한 외무성은 성명에서 "우라늄 농축작업에 착수한다"며 "자체의 경수로 건설이 결정된데 따라 핵연료 보장을 위한 우라늄 농축 기술개발이 성과적으로 진행돼 시험단계에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이번 성명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의 존재를 부인해오던 종전의 태도를 바꾼 것이다.

지난 4월29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에서도 "경수로발전소 건설을 결정하고 그 첫 공정으로서 핵연료를 자체로 생산보장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지체없이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관련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음을 천명한 것은 아니었다.

북한의 이번 성명을 글자 그대로 받아 들인다면 7년 가까이 끌어온 북한의 농축우라늄 시인 공방은 `미국 강경파들이 옳았다'는 쪽으로 종지부를 찍게 된다.

2002년 당시 켈리 차관보는 방북일정을 마친 뒤 `북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의 존재를 시인했다'고 밝히고 북한이 이를 부인하면서 시작된 `진실게임'은 2차 북핵위기의 도화선이었다.

북한의 핵실험 후 협상국면이 조성된 뒤 2007년 북핵 2.13 합의 이행 과정에서도 참가국들은 북한을 상대로 UEP의 진실을 재차 규명하려 했지만 북한은 계속 부인했었다.

2002년 이후 한동안 `증거를 제시하면 해명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 하던 북한은 2007년 8월 6자회담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증거 제시 등 전제조건을 달지 않은 채 `핵신고의 한 부분으로 해명하겠다'며 이전과 다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북한은 원심분리기 제조에 쓰이는 품목으로, 미국 등이 북한 UEP 추진의 결정적 근거라고 보고 있던 고강도 알루미늄관 140t 수입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그것이 UEP와 무관한 용도에 사용됐음을 강변했다.

또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자서전에 등장하는 북한의 UEP용 원심분리기 반입 의혹에 대해서도 북은 `날조된 이야기'라며 잡아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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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관련국들은 정황증거들을 제시하며 계속 6자회담 틀에서 북한에 시인을 촉구했지만 북한이 끝까지 부인하는 가운데 의혹을 처음 제기한 부시 행정부의 임기는 지난 1월로 종료됐다.

이번 북한의 UEP 공식화는 이 같은 `진실공방'의 와중에도 UEP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다는 뜻이 되기때문에 북한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향후 북핵 협상 틀이 재가동될 경우 북한은 과거 UEP의혹을 부인한데 대해 `핵무기용 고농축우라늄(HEU)프로그램이 없었다는 뜻이었다'는 식으로 피하면 된다는 생각을 할수도 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북한은 못믿을 나라'라는 이미지가 더 굳어지는 후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또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문제를 제기, 2차 북핵위기를 야기했던 미국내 대북 강경파들의 `화려한 부활'도 점쳐볼 수 있다.

2.13 합의를 계기로 북핵 협상이 일시적으로 순항했던 때 `설익은 의혹제기로 제네바합의를 파탄시켜 북의 핵능력만 키워줬다'는 질타를 받았던 이들이 향후 북한을 상대로 한 협상의 무용론을 강하게 제기할 경우 북.미 양자대화는 그 만큼 더 멀어진다는 점도 북한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을 모르지 않을 북한이 UEP 착수를 공개 천명한 것은 어찌보면 미국을 향한 `최후의 카드'를 조기에 꺼내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즉 UEP와 종이 한장 차이 격인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통한 핵무기 개발은 핵무기 대량생산 체제로의 진입을 의미하는 만큼 오바마 행정부에 줄 충격파가 핵실험 이상으로 클 것임을 감안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14일 "북한이 이번 성명에서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언급없이 UEP카드를 꺼내 든 것은 UEP를 통한 핵무기 개발만큼은 미국이 방관하기 어려울 것임을 감안한 포석으로 보인다"며 "미국을 향해 자신들이 근본문제로 규정한 평화체제구축, 북미수교 등을 놓고 협상을 할 것이냐, 핵보유국으로 가는 것을 지켜볼 것이냐 중 선택을 요구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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