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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한 '관세' 수입가구에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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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살림에 없어서는 안될 혼수가 바로 '가구'입니다. 예전엔 어떤 가구를 가져가느냐에 따라 부의 등급이 매겨지기도 했었죠. 어머님이 오래된 자개가구를 꼼꼼히 닦으시던 모습이 기억나곤 하는데요.

국내 가구는 현재 보루네오, 리바트, 한샘, 에넥스, 퍼시스 등 대형 브랜드들과 중소 제조업체들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앞 글에서 '설탕' 관세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렸는데, 정말 기획재정부의 '관세 조정'이 곧 있을 것 같습니다. 가구업체들도 관세 조정을 호소하고 나섰는데요.

가구 완제품은 우리나라가 WTO 가입때 맺은 양허관세 적용을 받습니다. 관세가 없습니다. 무관세죠. 이러다보니 중국산 값싼 가구 완제품들이 무관세로 대거 유입되는 추셉니다. 할인 마트나 인터넷 등을 통해 가구를 검색해보면 '정말 싸다', '저 가격에 저런 가구가 가능한다'란 의문이 들 수 있는데 대부분 이런 중국산 제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가구 원자재는 수입기본관세 8%가 붙습니다. 국내 가구 제조업체들은 원자재 수입에 기본적으로 돈을 더 들여야 하다보니 중국산에 밀릴 수 밖에 없겠죠. 여기에다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장 중요한 원자재 품목인 'PB'에 대해 반덤핑 관세 7.7%를 5년동안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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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는 Particle Board 라고 해서 가구용 나무판 사이에 들어가는 나뭇가루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거의 모든 가구에 쓰이는 재료인데, 국내 PB제조업체들이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수입되는 PB에 대해 덤핑방지 관세 부과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는데, 이게 받아들여진 거죠.

그런데 국내 PB 제품은 국내 가구업체 수요의 50%정도만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가구 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태국과 말레이시아산 PB를 들여와야 하는데, 기본관세 8%에다 반덤핑 관세 7.7%를 더해서 15.7%의 관세를 물고 들여와야 하는거죠.

이러다보니, 완제품 기준으로 2007년 가구 수출액은 1억6천만 달러인데 비해 가구 수입액은 5억8천만 달러로 무역불균형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게 가구업계의 주장입니다. 게다가 가구는 특별소비세가 붙는 몇 안되는 사치품으로 분류돼 있죠.

800만 원 이상의 경우 28%의 특소세까지 더해집니다. 800만 원 이상의 가구의 경우엔 가구 가격의 절반 가까이가 세금이 되는 구조죠. 이러다보니 국내 업체들은 아예 800만 원 이상되는 고가 가구를 만들기를 사실상 포기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태리 등에서 수입하는 값비싼 가구의 경우, 가구 완제품은 무관세라는 규정을 적용받는데다  특소세까지도 면세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관세 구조가 불합리하다보니 저가 상품은 중국제에 밀리고 고가 제품은 이태리 등 선진국 제품에 밀리는 상황이 되는 거죠.

가구업계는 반덤핑관세는 이미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체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입 기본관세를 낮춰주고, 특소세 규정을 바꿔달라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구업체들이 원하는대로 해줄 경우 다른 한쪽, 즉 국내 PB제조업체들은 자기들이 해외의 값싼 PB가 50%의 모자란 수요를 채울 뿐만 아니라 아예 10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자기네 사업이 죽는다고 난리나겠죠.

현명한 조정방법이 분명 있을텐데...너무 '몰빵'식의 결정보다는 양쪽의 입장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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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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