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의 109제곱미터 32평형 주상복합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박모 씨.
최근 이 주상복합을 팔려고 내놓았다가 고민에 빠졌습니다.
2년 전 분양가에 비해 가격 오름폭이 아주 적은데다 거래도 활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모 씨/주상복합아파트 매매 희망자 : 당시에 6억 원 정도에 분양을 받았어요. 집 좀 내놓으려고 부동산에 물어봤더니 한 6억 5천만 원을 부르더라고요. 2007년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이자 넣은 것만 하더라도 만만치 않은데….]
박 씨처럼 주상복합 아파트를 팔려고 하는 사람은 늘고 있지만 찾는 사람은 드문 편입니다.
[정훈/용산 부동산 중개업자 : 입주 당시나 분양당시 굉장히 인기를 끌었던 아파트가 143제곱미터 같은 경우 작년 호가 대비해서 15억 원 정도 했던 게 지금은 12억 원 정도에 매물이 나와도 찾는 분들이 많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이렇게 가격 상승 조짐이 보이지 않자 주상복합 전성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10년 전 미분양으로 출발해 지난해까지 네 배 가까이 가격이 뛰었던 서울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188제곱미터의 경우 한 때 24억 원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18억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한때 서울 목동을 대표하던 주상복합아파트 하이페리온도 가격이 크게 내린 상태입니다.
[하이페리온 인근 부동산 : (211㎡) 17억 원 정도. 조금 떨어졌어요. 22억 원~23억 원까지 갔었던 게….]
더욱이 거래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입주를 앞둔 새 주상복합 아파트도 사정은 다를 게 없습니다.
상당수가 미분양에 골치를 썩이거나 사실상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된 상태입니다.
오는 9월 입주를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서울 은평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142㎡형의 분양가는 7억 3천만 원 선이었지만, 인근 공인중개업소에는 7억 5천만 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처음 분양했을 때의 가격과 차이가 거의 없는 셈입니다.
2천만 원 정도 오르긴 했지만 계약금과 중도금에 대한 금융 비용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라는 게 부동산업자들의 말입니다.
미분양에 시달리는 주상복합도 적지 않습니다.
2년 전 분양한 서울 회현동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는 모두 233가구 가운데 아직도 20여 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가 주상복합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이렇게 시들해진 것은 보유세 부담이 커진 데다 높은 분양가 거품 때문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박원갑/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 : 개발이익이 소비자한테 어느 정도 돌아가야만이 웃돈도 붙고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을 텐데, 처음부터 비싸게 분양을 하다보니까 소비자들이 가격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고….]
상당수 주상복합의 경우 통풍과 환기 같은 기본적인 주거 여건에 문제가 지적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습니다.
가격이 오를대로 올랐다는 인식도 주상복합 아파트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 큰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