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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마스떼! 초모랑마!] ⑨ 원 없이 길러본 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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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는 어떤 곳일까?

해발 5364미터. 설산으로 뒤덮여있고 바로 옆엔 빙하가 있다.

정상으로 가는 1차 관문 캠프 1은 6100미터에 있는데 베이스 캠프에서 아이스폴을 넘으면 바로 캠프 1이다.

이곳은 일교차가 상당히 심하다.

밤에는 영하 10도 가까이 떨어지지만 낮에는 반팔 입고 다니는 셀파들이 있을만큼 15~20도 정도까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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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으로 잠을 설치고 아침을 먹고 텐트에 누워있으면 따뜻한 햇볕이 얼굴을 간지럽히는게 딱 잠자기 좋다. ^^

난 9시쯤의 따뜻한 태양이 너무 좋았다.

하지만 날씨가 변화무쌍하기 짝이 없다.

이내 해는 사라지고 다시 파카를 꺼내입어야할 바람들이 불어왔다.

텐트 바로 앞 아이스폴도 안 보일만큼 가스가 자욱하게 끼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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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오니 많은 사람들이 내 수염을 기억했다.

아마 회사에서 나를 보내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가 수염 때문일 거다.

수염이 많이 날 것 같으니 면도 않고 길러서 설산에 나타나면 뭔가 그림이 괜찮지 않겠는가...

난 원래 수염이 많은 편이라 평소 불편할 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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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면도를 하고 나오면 저녁엔 턱 밑이 거뭇거뭇해지곤 한다.

거의 한 달 동안 면도를 못 했으니 아마 내 평생 가장 수염을 많이 기른 경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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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캠프에 있었던 19일 동안은 거울을 보지 못했다.

뉴스할 때 스탠딩 잡은 걸 화면으로 본 게 다였다.

이땐 주로 앞 부분만 나오니까 내 수염이 그렇게 길었는지 잘 몰랐다.

카트만두에 내려와서 한 달 만에 샤워를 하면서 나도 내 수염을 보고 놀랐다.

원정대원들은 베이스캠프에서 두 달이 넘도록 머문다.

그 시간동안 아예 머리도 안 감고 세수를 안 하는 건 아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고소 적응이 완전히 되기 때문에 그 다음부턴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머리를 감는다.

아예 샤워 텐트를 만들어 샤워를 하는 대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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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행히도 적응이 늦어 머리를 감진 못했다.

베이스캠프는 빙하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물을 구하기는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셀파들이 빙하에 가서 물을 길어온다.

이 물을 끓여서 마시고 밥을 해먹고 설겆이를 한다.

따뜻한 물을 네팔말로 '따뚜바니'라고 하는데 이 '따뚜바니'는 일상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다.

네팔 말을 세가지만 알면 트래킹엔 아무 문제 없다고들 하는데 안녕이란 뜻의 '나마스떼', 고맙다란 뜻의 '딴네밧', 그리고 이 '따뚜바니'가 필요하다.

따뚜바니는 그냥 마실 때뿐 아니라 네팔인들이 즐겨 마시는 블랙티를 만들어 마시기도 하고 밤에 잘 땐 항상 물통에 따뚜바니를 채워온다.

별이 아름답게 빛나긴 하지만 밤의 베이스캠프는 상당히 춥다.

침낭이 영하 40도까지는 견딘다고 하는데 실제로 침낭에 들어가면 그럭저럭 따뜻하다.

하지만 해결이 안 되는 곳이 있다.

발이다.

두툼한 양말을 두 개 겹쳐 신어도 발 시려운 건 어쩔 수 없다.

이걸 해결해주는 게 따뚜바니다.

보온병에 담아온 물을 발에 끼우고 있으면 온기가 2~3시간은 계속 된다.

이 물을 그냥 버려도 안 된다.

물이야 빙하에서 떠오면 된다해도 데우려면 연료를 써야하니 돈이 들어간다.

따뚜바니는 귀중한 자원인 거다.

그러니 세 끼 식사 후 양치질 할 때 밤에 받아온 물을 재활용한다.

베이스캠프의 화장실 문화도 약간 독특하다.

베이스캠프의 화장실은 텐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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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쌓아올리고 그 밑에 통을 하나 놓는다.

이는 베이스캠프의 환경 보존을 위해서다.

배설물은 모두 무게를 달아 무게당 돈을 내고 포터들이 밑으로 지고 내려간다.

이 배설물 처리 비용이 kg당 1,700원 정도하는데 kg당 1,500남짓하는 네팔의 쌀값보다도 비싸다.

그렇다보니 이곳은 노상방뇨가 일상화돼있다.

조금이라도 배설물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다.

마찬가지로 생활 쓰레기들도 모두 지고 내려가야한다.

원정대는 입산할 때 4천$의 보조금을 네팔 당국에 지불한다.

내려올 때 불에 태울 수 없는 쓰레기들을 모두 분리수거해 갖고 내려오지 않으면 이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

등반에 나선 원정대와 트래커들 외엔 생명을 찾아볼 수 없는 베이스캠프지만 까마귀 같은 새들이 종종 찾아온다.

원정대가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먹기 위해서다.

대부분 원정대가 정상 도전을 하고 베이스캠프에 도착할 때쯤이 되면 곳곳에서 말들이 보인다.

지친 사람들을 위해 말을 타고 내려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마케팅 차원에서 말을 끌고 다니는거다.

한 구간 내려가는데 100$ 정도 든다.

그러나 말벼룩을 조심해야 하고, 경사가 심한 곳에선 알아서 내려 걸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았다간??

경사를 힘들어한 말의 몸부림에 저 멀리 절벽으로 떨어질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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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보도국 문화부의 젊은 피, 유재규 기자는 종교계와 대중문화, 문화재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2005년 SBS에 공채로 입사한 뒤 국제부를 거쳐 사회2부 사건팀을 거쳤습니다. 따뜻한 시선과 섬세한 시선으로 현장의 이야기들을 전하는 유 기자는 최근엔 박영석 원정대의 에베레스트 남서벽 도전을 현지에서 동행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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