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기업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선행지수나 심리지표 등을 근거로 회복 전망이 제기돼 왔지만, 회복세를 체감할만한 지표는 사실상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활동의 근간을 이루는 기업 부문이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인다면 경기 회복을 확신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분기 실적이 워낙 악화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고 지속적인 환율 하락과 유가 급등세가 향후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 기업실적 `V자형' 회복 전망
7일 증권업계와 FN가이드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11개 상장사(금융사 제외)의 2분기 매출은 159억2천889억원으로 1분기 152억8천586억원보다 6조4천303억원(4.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5조8천356억원에서 9조8천207억원으로 3조9천851억원(68.3%), 순이익은 2조7천377억원에서 8조7천406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V자형'의 급반등이다.
주요 경제연구기관에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분기에 비해 0.5% 안팎 증가하면서 완만한 증가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하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 부문의 개선 속도가 훨씬 빠를 수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분석은 경기선행지표의 흐름과도 맥을 같이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경기선행지수(CLI) 보고서에서 한국의 3월 CLI가 96.8로 전달의 94.6보다 2.2포인트가 증가하면서 29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CLI는 보통 6개월 이후의 경기를 전망하는 지표로 중순부터는 한국 경제가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나라의 주력 상품은 반도체와 LCD, 휴대전화, 자동차, 조선 등인데 전세계 경쟁업체들이 대규모 적자와 긴축경영에 들어간 반면 우리 기업들은 대체로 점유율과 판매량을 늘렸다"며 "2분기에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기업실적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기저효과+환율하락'…"성급한 낙관 경계해야"
기업의 실적 개선에는 `기저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올해 2분기 매출은 -6.4%, 영업이익은 -35.2%, 순이익은 -26.3%로 여전히 급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절대적인 수준에서는 `온기'를 찾기는 이르다는 얘기다.
환율 하락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월평균 환율은 2월 1,440원, 3월 1,453원에서 4월 1,336원, 5월 1,256원으로 낮아졌다. 분기별로는 2분기 환율이 1분기보다 낮은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환율 하락은 수출 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부정적인 요인이지만, 지나치게 높은 환율이 기업의 환차손을 확대해 순이익을 갉아먹은 상황에서는 적정 수준의 환율 하락이 되려 `호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원은 "1분기와 비교하면 기업의 생산.수출 물량이 2분기에 크게 늘었다"며 "환율 하락에 따른 부담보다는 물량 증가의 효과가 훨씬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환율이 2분기에 하락하면서 기업의 외환 환산 손실이 크게 줄었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매출이 소폭 증가하더라도 순익은 급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세적인 환율 하락세, 국제유가 급등 등을 감안하면 `반짝 호전'에 그치면서 3~4분기에는 다시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송 연구원은 "2분기까지는 환율 하락이 호재가 될 수 있는 구조였지만 환율이 추가로 급락한다면 기업에 상당한 부담이 되면서 기업 실적이 `W자형'으로 급락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정영훈 센터장도 "실적모멘텀이 나타나다가 3분기부터 다시 실적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따라 4분기부터는 주가도 조정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