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진 검찰총장은 5일 퇴임식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법무부로부터 가끔 수사지휘를 받는다고 밝혔다.
임 총장은 법무부와 검찰의 관계를 '갈등과 긴장'이라고 표현하고 "어떤 바보같은 사람이 총장으로 와도 수사는 건드리지 말라고 발톱을 세운다"며 "원래 법무부와 검찰은 그런 관계이고, 그게 건강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 총장은 이어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관련, "과거 강정구 교수 사건 때 1건밖에 없다는 건 틀린 얘기"라며 "항상은 아니지만 문건으로 발동되는 게 있다. 작년 6월 `광고주 협박' 사건도 그랬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법무부 검찰국장을 할 때도 수사지휘 많이 했다. '시위에 엄중대처 바란다'는 그런 식으로. 그것도 일종의 수사지휘인 셈"이라고 말했다.
임 총장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 등과 관련해 청와대나 법무부의 압박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이는 이날 간담회에서 사건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대검은 설명했다.
임 총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일각에서 거론되는 대검 중수부 폐지론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중수부를 없애면 누가 좋아할지 생각해 보라. 중수부는 일반 서민을 수사하는 곳이 아니라 정치인 등 권력자와 재벌을 수사한다"며 "부정부패 수사는 계속 강화해야지 약화하는 쪽으로 가면 절대 안 된다. 중수부 폐지론은 동의 못하며 폐지되면 우리나라는 부패공화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및 상설특검제 도입 주장에 대해서도 "공수처를 대통령 산하 부패방지위원회에 설치한다면 중수부보다 훨씬 자의적으로 운용될 수 있고, 특검제도도 중수부보다 효율적이고 중립적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임 총장은 "정권교체기 총장직은 엄중하고 무거운 자리이자 치욕까지 감내하는 자리"라며 "지난 1년6개월 동안 이쪽에서 흔들고, 저쪽에서 흔들고 참 많이도 흔들었다. 내가 말하는 치욕은 이렇게 흔들리면서 마치 자리에 연연해 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교체기 총장이 되면 참 골치 아프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대단히 어려운 자리였다. 끊임없이 결정을 해야 했고 내 위치가 보-혁, 전 정권과 현 정권, 전 대통령과 현 대통령의 중간지점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