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긴급운영자금지원을 하는 방안을 건의하겠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김학권 회장이 오늘 SBS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그만큼 최소한의 기업 운영에 필요한 운전 자금까지도 고갈돼 가는 업체가 많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모임인 개성공단 기업협회가 103개 입주업체들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업체별 누적적자는 최소 2억 원에서 최대 60억 원까지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일부 완제품 설비를 개성에서 남쪽으로 이전하는 기업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김학권 회장/개성공단기업협회 : 설비 철수라는 언론 보도는 과장, 왜곡 보도지만, 1,2개 업체는 일부 설비를 이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배경을 보면요, 이런 움직임은 바이어들의 요청이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완제품 생산 공정은 남쪽 공장에서....'
최근 북한의 2차 핵실험과 현대아산 직원의 억류 사태 등에 불안감을 느낀 바이어들이 납품의 안정성을 보장해달라며, 주문에 앞서 이런 조건을 내걸고 있는 겁니다.
입주업체들에겐 당장 아쉬운 상황에서 거부하기 힘든 내용입니다.
지금까지 꾸준히 물량주문을 이어오던 국내 굴지의 대기업 A, B가 잇따라 주문을 취소하면서 매출이 5,60% 가량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채산성'입니다. 설비를 남쪽으로 들여오게 되면 기계 가동에 필요한 인건비가 5,6배가 들어가기 때문에 업체들에 따라 바이어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아얘 베트남 등으로 공장 이전을 물색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남북경협보험 보상 규정에 발목잡혀 있기 때문인데요, 북측의 투자재산 몰수나 북측 사유에 의한 1개월 이상 사업 정지의 경우에는 최대 70억 원을 보상받게 되지만, 자진 철수의 경우는 한 푼도 보상 받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쌓여가는 적자에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습니다.
답답한 상황에서 업체들 사이에서는 '정부 책임론'이 슬며시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100억 원 이상을 개성에 투자했다는 한 입주 업체는, 남북경협보험 보상액 이외의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정부에 소해배상 소송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북한에게서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희박하고, 또 개성공단내 합숙소 건립 지연 등 일부 사태 악화의 책임이 우리 정부에도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결국, 업체들의 긴급운영자금 지원 요청이라는 상황에까지 이른 개성공단 사태.
업체들이 단지 이윤추구라는 이유에서만 개성공단 진출이라는 결단을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과, 그동안 남북간 민간외교의 가교역할을 일정부분 담당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법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이들 업체들에 대한 정부의 직접지원도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 같습니다.
[편집자주] 김형주 기자는 현재 경제부에서 노동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2004년 공채로 입사한 김기자는 이전에는 사회2부 사건팀에서 활약했습니다. 훤칠한 키에 핸섬한 외모로 인기가 많은 그는 취재현장에서 만난 인간 군상들과 사회 부조리 등 보고 느낀 많은 것들을 담은 개인 블로그도 운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