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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진 검찰총장의 중도사퇴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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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진 검찰총장이 3일 재차 사직서를 낸 데는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급작스런 서거에 이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이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한 인간적인 고뇌에다 검찰이 청구한 천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남은 수사마저 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는 부담감이 그의 결단을 재촉했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은 임 총장이 이날 내놓은 '사퇴의 변'에서도 뒷받침된다.

임 총장은 "원칙과 정도, 절제와 품격을 갖춘 바른 수사,정치적 편파 논란이 없는 공정한 수사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한 단계 높이려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이번 사태로 인한 인간적인 고뇌로 평상심을 유지하기 힘든 내가 검찰을 계속 지휘한다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퇴의 변에는 정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비등해진 '검찰 책임론'에서 검찰의 부담을 총수로서 조금이라도 덜어야겠다는 생각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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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참여정부 관련 인사와 노 전 대통령의 가족을 '저인망식'으로 수사한 데다 수사 정보가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면서 여권에서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노 전 대통령을 압박해 결국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검찰 책임론을 촉발했다.

결과적으로 평소 '절제와 품격'을 강조하던 임 총장 자신의 신념에 정면으로 위배하는 상황이 초래됐고, 검찰 조직 전체에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검찰의 한 간부는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언론보도의 홍수 속에서 '핀셋으로 환부만 깨끗이 도려내야 한다'는 임 총장의 뜻과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며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임 총장이 개인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참여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으로서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을 강도 높게 수사하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를 겪으면서 인간적인 번민과 갈등도 그의 결심을 재촉한 배경으로 보인다.

그가 사퇴의 변에서 "인간적인 고뇌로 평상심을 유지하기 어려운 제가 검찰을 계속 지휘한다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부분에서 자연인으로서 이런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임 총장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일인 지난달 23일에도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김경한 법무 장관은 '나머지 수사를 마치는 게 급선무'라며 이를 돌려보냈고, 임 총장도 이를 일단 수긍하고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끝나자마자 천신일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수사를 재개했다.

천 회장이 현 정권의 '숨은 실세'로 불리는 만큼 검찰이 그에 대한 수사는 정치와 독립한 부패척결이라는 검찰의 대의명분을 충분히 살리면서 노 전 대통령 서거로 떠안은 검찰 책임론을 희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마지막 힘을 짜내 진행했던 천 회장의 구속영장이 2일 밤 기각되자 임 총장은 사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천 회장 구속영장 기각으로 수사가 한달 이상 장기화할 것이 확실시되자 수사의 총 책임자로서 임 총장은 '사면초가'에 빠져버린 셈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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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천 회장 영장이 기각된 데다 관련자들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수사가 길어지게 됐고, 시일이 지날수록 정치적 편향 공방이 증폭되면 검찰에 짐이 될까봐 임 총장이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임 총장은 '사퇴의 변'에서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상할 수 없는 변고로 인해 많은 국민을 슬프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번 사건 수사를 총지휘한 검찰총장으로서 진심으로 국민께 사죄드린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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