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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 된 대검 중수부의 '잔인한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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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진 검찰총장이 3일 전격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함으로써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좌초 위기에 놓였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총장의 직할 기구란 점을 고려하면 총장 사퇴는 수사팀 주임검사의 낙마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3월17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이정욱 전 해양수산개발원장을 전격 체포하며 이번 수사의 서막을 열 때만 해도 수사팀의 의지는 결연했다.

이인규 중수부장은 당시 취재진을 향해 "4월은 잔인한 달, 겨울이 오히려 따뜻했다"며 "이번 수사에서 뭐가 나올지는 모른다. 나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간다"라고 말해 폭풍 전야를 방불케 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중수부가 정치권 등의 외압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한민국 부패청산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검찰 수사는 이후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처럼 거침없이 진행됐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들을 줄줄이 구속한 데 이어 박진·서갑원 의원과 박관용·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전·현직 정치인을 줄소환한 것.

검찰의 칼날은 노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면서 정점을 이뤘다.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 씨를 소환한 데 이어 4월30일에는 피의자 신분으로 노 전 대통령을 조사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은 각종 보강증거를 제시하며 노 전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하는 한편 `살아있는 권력'으로 불린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한 수사의 고삐도 바짝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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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기소와 천 회장 구속영장 청구'라는 수사의 종착지를 목전에 둔 양상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노 전 대통령이 유서를 남기고 갑작스레 서거함으로써 상황은 급반전됐다.

정치권 안팎에서 검찰 책임론이 봇물 터지듯 나왔고 검찰의 입지는 극도로 위축됐다. 중수부가 수사의 성패를 떠나 향후 거취조차 알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임 총장이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 낸 사표가 반려되고 나서 영결식 이후 수사를 재개하면서 마지막 반전을 시도했지만, 이것도 무산됐다.

천 회장의 구속이 사면초가의 난국을 타개할 `마지막 승부수'라고 판단하고 관련 수사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3일 천 회장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면서 백척간두의 위기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 법원에 대해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런 절망감의 표출로 보인다.

게다가 법원이 영장기각 사유로 수사가 미진했다는 뜻으로 "범죄 사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혀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까지 피할 수 없게 됐다.

각종 악재가 겹쳐 수사의 동력이 급격히 약해진데다 임 총장이 사직서까지 냄으로써 수사 차질 또는 장기화는 불가피해졌다.

의혹을 받는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이미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잔인한 4월'을 예고하며 야심 차게 출발한 `박연차 게이트' 수사는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검찰총장 중도 하차라는 결과만 남긴 채 완전히 좌초할지, 진용을 다시 갖춰 남은 수사를 끝낼지가 판가름나는 갈림길에 서게 된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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