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히시케 자르가 씨는 집에 있던 책을, 프랑스인 실비아 루게리드 씨는 아이들이 썼던 장난감과 옷가지를, 베트남 학생 웅우엔푹 씨는 친구 2명과 함께 만든 베트남식 만두인 '넴'을 내놓았다.
30일 낮 12시 서울 신설동 서울풍물시장 내 주차장에서 열린 '외국인 벼룩시장'에는 외국인 가정 14가구가 참여해 이제는 쓰지 않는 물건을 내놓았다. 사전을 포함해 책은 권당 3천원, 옷은 한벌에 2천원, 신발은 한켤레 5천원.
행사를 주관한 서울시 산하 서울시글로벌센터는 파라솔과 테이블을 가져다 놓아 땡볕을 가려줬다.
경기도 분당에서 온 초등학교 영어교사인 미국인 버지니아 태커리 씨는 아동용 도서를 집어들고 나서 "아이들 교재로 쓸 수 있나 싶어 한권 샀다. 한국의 벼룩시장은 어떤가 싶어 일부러 찾아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베트남 웅우엔푹 씨는 다진 고기를 쌀가루로 만든 피로 말아 찌고 튀겨 만들어낸 베트남식 만두 '넴'을 3개에 1천원에 내놓고 팔다가 손님들이 줄을 서자 거스름 돈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베트남에는 이런 시장이 없는데, 뭔가를 판다는 게 아주 재미있습니다. 새로운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가져온 것이 금방 동날 것 같아요."
손님과 구경꾼에 에워싸인 실비아 루게리드 씨는 흥정을 멈추지 않으면서 "처음 참여했는데 장이 소란스럽지도, 한산하지도 않게 잘 마련됐다"며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벼룩시장에는 장이 열리자마자 수백 명이 몰렸고, 서울시는 장을 닫는 오후 4시까지 연인원 2천여 명이 올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글로벌센터는 이달 초 처음 열었던 벼룩시장이 인기를 얻자 이날 장을 다시 열었고 앞으로도 서너달마다 장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