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짝퉁'이 우리 주변에 늘상적인 것으로 존재해 왔습니다.
물론 '명품'이란 비싼 제품을 직접 사기에 어려운 사람들에게 '짝퉁'은 대리만족을 해 주는 역할도 해 왔지요.
코엑스에서 29일까지 관세청이 주관하는 이른바 '짝퉁 비교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진품과 위조제품을 함께 전시하며 그 차이점 등을 비교해 주는 건데요. 2만여 점의 제품이 전시됐고 진품 업체 직원들이 직접 나와 비교법 등을 알려줍니다.
명품 옷이나 가방 등은 실제 박음질이 조잡하다던가, 아니면 안감이 좀 싼 천으로 구성돼 있다던가 하는 식으로... 처음엔 잘 모르겠지만 자세히 보면 '떡하니' 알 만합니다.
물론 백화점이나 정식 판매점에서 산다면 진품으로 살 수 있을 거고, 그 외 다른 상점에서 사면 거의 다 짝퉁이란 걸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겠죠. 그리고 가격이 터무니 없이 차이가 난다면 분명 짝퉁일 겁니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알면서' 사는 거죠.
골프채도 중국 등에서 싼값에 사 온다면... '100%'입니다. 하다못해 타이틀리스트 골프공도 진짜는 딤플이 겹쳐져 있는데다 아주 작은 글씨의 알파벳이 박혀 있다는 사실, 골퍼들에겐 구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겠죠. 가짜는 비거리가 적게 나온다네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공산품 짝퉁이 아닌 먹거리, 마실거리 짝퉁들입니다.
연간 2천억 달러 규모의 짝퉁 거래 규모 가운데 최근 들어 의약품과 먹거리 비중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하네요. 특히 세계 의약품 시장의 10~12%가 '짝퉁'이라니...
업소에서 파는 위스키는 대부분 '짝퉁'이라고 보면 된다고 관세청 직원이 귀뜸하더군요. 정식 세금을 내고 들어오는 위스키 량과 국내 소비량이 너무 차이가 많이 나죠. 또 최근엔 세금 계산서까지 위조하는 바람에 파악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합니다.
고춧가루도 짝퉁이 많은데, 쉽게 구분하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일단 색깔이 너무 좋으면 가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투명 유리병에 물을 넣고 고춧가루를 뿌려보면 진짜는 일부는 뜨고 일부는 가라앉는데 물 자체가 붉게 변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가짜는 색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확 섞여서 마치 칵테일처럼 변하죠.
우리나라엔 아직 들어오지 않았지만 중국에선 가짜 계란이 유행이랍니다. 석고와 칼슘으로 계란 껍질을 만들고 그 안에 어묵 재료를 넣어서 계란처럼 보이게 하는건데요. 노른자는 주사바늘로 노란 물질을 넣어서 그럴듯하게 한다고 하네요. 이런 계란은 껍질을 깨면 쉽게 노른자와 흰자가 섞이게 되고, 삶게 되면 흰자와 노른자의 구분이 없어집니다. 4분의 1 수준 가격에 유통된다고 합니다.
관세청에선 FTA 나 무역 관계 때문에 위조상표나 지적 재산권 부분에 대해 피해액을 알려주고 사지 말 것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엔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문제는 먹거리 짝퉁이죠. 소비자들이 전혀 알 수 없고 일단 먹고 나면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예전부터 해오던 말이 있었는데요, '먹을 것 갖고 장난치는 사람은 000해야 한다' 그런데 000해야 하는 현실이 다가오고 있네요.
참고로, UN 범죄연구소 연구결과, 국제적인 위조상품 일명 짝퉁거래에 마피아 등 국제 범죄조직이 개입돼 있어서 수익이 범죄조직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그리고 우리나라가 지난달(4월) 미국무역대표부로부터 '지적재산권 감시대상국'에서 제외됐다는 사실도 기억해 주시죠.
[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