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 고향에 내려가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다는 뜻을 오랫동안 밝혀왔다. 하지만 막상 봉하마을에서의 평온했던 삶은 매우 짧았다. 노 전 대통령의 귀향에서 서거까지 그 마지막 여정을 따라가 본다.
2008년 2월 25일, 청와대를 떠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표정은 홀가분해보였다. 그는 앞으로 보통 사람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농부 노무현으로 돌아간 듯 했다. 점퍼 차림으로 동네 가게에 나타나 담배 피워물고, 자전거 뒤에 손녀를 태우고 동네를 돌기도 했다. 직접 농기구를 몰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친형 노건평 씨가 구속된데 이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구속됐다. 지난 겨울 노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을 찾은 사람들에게 봄에 보자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긴 칩거에 들어갔다. 당시 노 대통령 만났던 한 측근은 "자괴감이 심해보였다"면서 "그가 정치 하지말라는 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검찰수사는 이미 노 대통령을 정 조준하고 있었다. 그의 조카사위, 아들, 40년 지기인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까지 줄줄이 소환되며 노 전대통령은 벼랑끝에 몰린다. 그는 지난 4월 홈페이지 닫을 때가 됐다며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다.
4월의 마지막날, 마침내 노 전 대통령은 검찰에 출두했다.소환 조사를 마치고 온 뒤부터 노 전 대통령은 식사도 줄고 말수도 적어졌다. 서거 3일 전 그를 찾아갔다는 한 지인은 건강 많이 안좋아보였다고 증언했다.
결국 지난 5월 23일, 같이 산에 가자는 권양숙 여사를 놔두고 그는 부엉이 바위로 향했고 몸을 던졌다.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의 바람과는 달리 현실 정치는 단 몇발도 그의 발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SBS인터넷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