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튜브 6백개를 벽돌처럼 쌓았습니다.
튜브는 관람자들의 동선을 안내하는 통로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눌러보기도 하고 안을 들여다 보기도 하지만, 뭔가 잡히는 것이 없어 보입니다.
작가는 튜브로 만들어진 공간 속에 들어간 관람객도 이 설치작품을 구성하는 한 요소로 넣었습니다.
발이 쳐진 통로를 들어가다 새소리가 나는 안쪽을 들여다 보면, 새장의 새가 어렴풋이 눈에 들어옵니다.
새장 안에 설치된 모니터에는 CCTV로 찍힌 관람자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사람이 새를 보는 것이 아니라 새가 사람을 보는 건데요.
동물원의 동물과 구경꾼의 역할을 뒤집어 놓은 겁니다.
미술관 전시실을 이리저리 구획지어 놓은 이 철망은 기하학적인 추상화를 풀어서 입체적인 공간으로 만든 것입니다.
강철 밴드들을 물결모양으로 연결시킨 이 작품 역시 평면적인 추상화를 입체화시켜서 관람자가 작품 안으로 드나들 수 있게 고안됐습니다.
[김윤경/전시기획자 : 회화나 조각은 늘 관람객이 떨어져서 바라보기만 하는건데, 설치미술 같은 경우는 관람자가 자기 몸을 스스로 움직여서 작품 안으로 들어갈 수 있고 그 안에서 스스로 모든 것을 느끼며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그래도 설치미술이 어렵다면 조각을 연상시키는 설치조각도 볼 만합니다.
천장에 매달린 이 대형 설치작품은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든 공 780개와 풍경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고정돼 있는 듯이 보이지만 바람에 흔들리며 청아한 소리를 냅니다.
대형 꽃봉오리도 만지면 금속성의 소리를 내다가 다시금 제모습으로 돌아갑니다.
대저택의 정원에 놓으면 좋을 것 같은 아기자기한 설치조각도 있습니다.
조각처럼 보이지만 설치미술품들입니다.
[심영철/설치작가 : 사람이 작품에 참여하고 터치한다거나 힘을 가한다든지 해서 작품이 완성되도록 상호작용하는 작품입니다.]
때로는 황당하고, 때로는 이해가 안되는 설치미술.
그러나 자세히 보면 작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관람자들에게 맞춘 고객 만족형 예술의 한 장르입니다.